
AI·반도체 붐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회도 AI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AI 산업 육성을 위한 발판들을 마련하고 있죠. 다만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사업 규모와 방식 등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요. 서울 등 수도권에는 10MW 미만의 고밀도 엣지 데이터센터 건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고, 지방은 GW급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흐름과 데이터센터 관련 법제 동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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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업계는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자본투자 및 개발, 설계, 시공, MEP 등의 주요 밸류체인에서 디벨로퍼와 리츠, 설계사, 종합 및 전문 건설사와 설비업체 등 건설 전후방 업계 전반이 투입되는데요. AI 산업을 이끌 전략 인프라로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다, 공기도 아파트 등 주거용 건축물보다 짧아 주택 및 건축시장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상반기 기준 주요 건설사의 데이터센터 공사 수주액은 이미 6조 원을 넘어섰는데요. 하반기 들어서도 크고 작은 데이터센터 공사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2027년이면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축인 AI데이터센터 건설 사업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부지와 전력 여건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종류와 규모 등이 좌우되고 있는데요. 수도권은 부지와 전력이, 지방은 임차인 확보와 회선 비용 증가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품질과 부대 비용 등의 문제로 데이터센터 임차인(테넌트)과 자금 투자자들은 수도권 데이터센터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에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지을만한 부지도 부족하고, 이미 전력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수전용량을 받아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 및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대상인 10MW 미만의 소규모·고밀도 엣지 데이터센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은 하남 풍산동 물류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10MW 미만의 엣지 데이터센터로 탈바꿈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데요. 지난 7월 약 1,620억원 규모의 본PF 조달에 성공했고, 현재 해체공사 및 소방공사, 전력공사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서한이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설 삼성역 엣지 AI데이터센터 공사를 수주했는데요. 건축공사뿐만 아니라 기계·전기·배관 등 핵심 설비 공사를 일괄로 수주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상황이 다릅니다. 발전소가 가깝고, 수도권 대비 전력 수요도 적은 지방은 전력계통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요. 당연히 부지 확보도 용이한 편입니다. 이에 정부도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GS그룹이 짓는 AI데이터센터는 2기 2.4GW 규모로 동해시에 들어설 예정이죠.
기본 요건들만 보면 데이터센터의 최적 입지는 지방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다만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앵커 테넌트라 불리는 우량 임차인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데요. 앵커 테넌트들은 당연히 수도권 입지의 데이터센터를 선호합니다. 수요지와 거리가 먼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짓게 되면 응답 지연 시간이 늘어나고, 회선 비용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테넌트 확보가 곧 자금 조달과도 연결되다 보니 업계는 지방 데이터센터를 정상적으로 개발 및 운영하기 위해선 대형 앵커 테넌트 확보가 필수라는 입장입니다.
이런 와중, 서울시의회는 데이터센터 입지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의회는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통해 데이터센터 건축 제한 대상지를 기존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2종 및 3종 일반주거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역내 데이터센터 설치 증가로 열 배출, 소음, 대기오염 등 주거여건 악화 문제와 전력망 부담에 대한 주민 반발이 커지자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일반주거지역에서 전면 배제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의회는 한발 더 나아가 준공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의 데이터센터 입지 허용 범위와 건축 제한 기준을 지방자치단체 조례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관련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담은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개정안은 현재 소관위에 계류 중인 단계로, 아직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준공업지역 및 준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입지 허용 권한 등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것 역시 서울시의회의 요구일 뿐인데요.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을 두고 인근 지역 주민의 반대와 민원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입지 규제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실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사업자와 주민의 갈등은 지역과 국가를 불문하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와 원전 등에 천문학적 투자를 발표해온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는 AI 시대 핵심 전략 인프라고, 전세계 AI 각축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 구축 및 안정적인 전력 확보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국회도 AI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산업 진흥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살펴본 입지 제한 강화와 더불어 그리드코드 도입 등 AI데이터센터 투자를 위축시키는 조치들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5월,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내년 2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죠. AI데이터센터 특별법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전력 및 용수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위축된 AI데이터센터 투자를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주요 내용으로는 ▲국가 차원의 종합 시책 마련 및 실태조사 실시, ▲전력·용수 관련 시설 설치 등 인프라에 관한 지원, ▲인허가 원스톱 및 타임아웃제 도입, ▲비수도권 AI데이터센터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등이 있습니다.

업계는 특별법에 AI데이터센터의 LNG 전력구매계약(PPA) 관련 내용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AI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공식 인정한 첫걸음이라며 환영한 바 있습니다.
AI데이터센터 특별법으로 산업 진흥의 문을 열었지만,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리드코드 도입이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AI데이터센터 전용 그리드코드를 연내 도입할 계획을 밝혔지만 적용 대상과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건데요. 그리드코드란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 대규모 전력 사용 시설 등이 지켜야 하는 기술 기준입니다. 전력망에 이상이 생겨도 설비가 즉각 차단되지 않고 전압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죠.
데이터센터는 연산처리 등의 과업을 끊김 없이 수행하기 위해 전력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체 발전기 등으로 전환하여 서비스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그리드코드를 적용받으면 특정 조건에서만 전원 전환이 가능해질 수 있어 데이터센터는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를 보강하거나 ESS(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설비를 추가로 갖춰 서버를 보호해야 합니다. 이미 설계를 마쳤거나 착공한 시설에도 그리드코드가 일괄 적용될 경우, 장비 추가 등 설계 변경으로 인한 서버 수용 용량 감소와 공기 지연, 공사비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데이터센터는 주택시장 부진을 겪는 건설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은 부지와 전력, 지방은 임차인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고, 서울시의회의 입지 규제와 그리드코드 도입 같은 정책 변수도 만만치 않은데요. 정부 규제와 지원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데이터센터 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계는 데이터센터 관련 법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사업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야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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