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2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적 역점 사업인 '네옴시티(NEOM)' 프로젝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의 핵심이었던 이 사업은 최근 국제 유가 변동과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재정 상황 변화에 따라 그 성격과 규모가 재조정되고 있습니다. 초기 계획되었던 거주 중심의 미래 도시 구상이 현실적인 수익성을 고려한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 인프라'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환경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본 글에서는 2026년 시점에서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전략 수정 내용을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 분석하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포함한 '팀 코리아'의 수주 진행 상황 및 향후 전망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당초 네옴시티의 핵심 프로젝트인 '더 라인(The Line)'은 총 길이 170km, 높이 500m의 거울 벽 도시 안에 900만 명을 거주시키겠다는 계획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사우디 정부는 이러한 계획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건설 비용 급등과 공기 지연, 그리고 무엇보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현실적인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도시의 기능적 재정의입니다. 사람이 거주하는 정주 공간으로서의 비중은 축소된 반면,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허브'로서의 기능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사우디가 막대한 건설 자금을 소모하는 대신, 데이터 처리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구조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국내 건설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핵심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더 라인'의 하부 구조물 및 지하 터널 공사를 수주해 진행 중입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현재 공사 진행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트의 상부 구조물(주거 공간 등)에 대한 계획은 수정되었으나, 도시의 뼈대가 되는 하부 인프라와 터널 공사는 필수적인 공정이므로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 터널은 고속철도와 물류 시스템이 이동하는 핵심 구간이기에 공사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죠.

다만, 발주처인 네옴(NEOM) 측의 자금 집행 스케줄에 변화가 생기면서 공사 속도 조절(Pace Adjustment)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초기와 같은 공격적인 속도전보다는 재정 상황에 맞춘 단계적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성금(공사 대금) 수령 시기나 추가 발주 일정에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네옴시티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변모함에 따라, 건설 토목 외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첫째, 전력 인프라 수요의 급증입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초고압 직류송전(HVDC)망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국내 전력 기자재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첨단 냉각 솔루션의 부상입니다. 사막 기후에서 고성능 서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우디는 홍해의 해수를 활용한 수냉식 냉각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액침 냉각 기술이나 고효율 변압기 등 열 관리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들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셋째, 디지털 트윈 기술의 지속적인 적용입니다. 네이버(팀네이버)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협력하여 구축 중인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도시 전체를 데이터화하여 관리하는 기술로, 스마트시티 운영의 핵심 OS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물리적 건설 계획이 변경되더라도 유효한 소프트웨어 인프라이기에 지속적인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리스크 요인은 국제 유가의 흐름과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금력입니다. 사우디 재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유가 수준보다 현재 유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어, 사우디 정부는 단독 자금보다는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외부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일부 수익성이 불확실한 프로젝트(예: 일부 담수화 플랜트, 리야드 큐브형 빌딩 등)는 재검토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성신양회 등 일부 기업이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철수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 MOU 체결 단계를 넘어 실제 계약금 입금 여부와 공사 진행 현황을 꼼꼼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기업들의 재무정보를 산업의역군 기업DB에서 확인해보세요.

2026년의 네옴시티는 '상상 속의 미래 도시'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AI 산업 기지'로 그 성격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여전히 프로젝트의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업의 무게중심은 단순 토목 시공에서 전력, 냉각, 디지털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네옴시티 관련 사업 현황을 파악할 때는 건설 수주 잔고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및 IT 솔루션 기업들의 참여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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