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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전액 배상? 신탁업계 덮친 책임준공 리스크

책임준공 토지신탁이란 시공사가 기한 내에 준공을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책임지고 공사를 끝마치겠다는 내용의 책임준공확약을 작성해 공사대금을 빌리는 상품을 말합니다

 

📢최근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주단 승소 판결이 잇달아 나오면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비중이 높은 신탁사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신탁사가 항소로 대응하는 반면, 그중 일부는 소송 장기화에 따른 피해 등을 우려해 항소를 포기하고 합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준공 미이행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PF 연착륙이 더딘 가운데, 책임준공확약 관련 이슈가 신탁사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책임준공확약 등 PF부실로 촉발된 신탁사 리스크와 업계 동향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서 신탁사 줄패소… 이유는?
    1.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이란?
    2. 최근 판결의 기초가 되는 신한자산신탁 판결 정리
  2. 최근 동향
    1. 배상 범위 두고 항소 - KB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
    2. 항소 포기하고 합의 결정 - 신한자산신탁
    3. 매각 준비 중 책준 리스크로 차질 - 무궁화신탁
  3. 신탁사發 책준 리스크, 업계 전반에 악영향 우려

 

1.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서 신탁사 줄패소… 이유는?

 

최근 책임준공 미이행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연달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주단-신탁사 간 손배소의 쟁점은 손해배상의 범위인데요. 신탁사 측은 준공 지연으로 발생한 피해액만 배상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주단은 원리금과 지연이자까지 전액 배상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법원의 판단은 대주단의 입장을 인용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죠.

 

 

1-1 책임준공 신탁이란?

 

흔히 책임준공 신탁이라 불리는 신탁 상품의 대부분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말합니다*.  시공사 및 시행사가 기한 내에 준공을 하지 못할 경우, 통상적으로 준공 기한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약정하는 신탁 상품인데요. 신용도가 낮은 시공사 및 시행사가 진행하는 PF사업에서 신용 보강적 기능을 해왔습니다.

책임준공 신탁 상품을 활용하면 자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공사·시행사는 원활한 자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데요. 신탁사도 책준형 토지신탁 상품이 상대적으로 재무 부담이 덜하고,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 수입원으로 삼아왔습니다. 

 

*토지신탁 상품은 크게 관리형과 차입형으로 구분되고,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대부분 관리형 토지신탁에 속하지만 최근 차입형 토지신탁에도 책임준공 확약을 넣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상품은 대주단과 시행사 및 시공사, 신탁사, 수분양자까지 연결고리가 있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건설 공사비가 급등하고, PF 부실 뇌관이 업계를 덮치면서 믿는 구석이었던 책임준공 토지신탁이 신탁업계의 발등을 찍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준공 지연에 따른 문제가 법적 갈등으로 격화되면서 소송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1-2. 최근 판결의 기초가 되는 신한자산신탁 판결 정리

 

책임준공 미이행 손해배상 관련 쟁점을 다룬 핵심 판결은 지난해 5월 처음 나왔습니다. 본 사건은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 확약을 내걸었던 물류센터 건설사업이 준공 지연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에 PF 대주단은 준공 지연으로 입은 피해를 신탁사 측이 전액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주요 쟁점은 ①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배상하기로한 책임준공확약이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 원칙을 위반하는지, ②대출약정서 및 책임준공이행확약서 상 내용 만으로 손해배상액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배상예정액의 감액이 가능한지 등이었습니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신한자산신탁 측의 주장과 원고인 대주단 주장 및 법원의 판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난해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인 대주단 전부 승소 판결이 나면서 신한자산신탁이 원리금과 지연이자 모두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1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신한자산신탁이 대출원금 256억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약 닷새 뒤 열린 무궁화신탁의 책임준공 소송에서도 신탁사가 원리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는데요. 이에 업계는 유사 소송에서 비슷한 판결이 연이어 나올 경우 책임준공 PF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2. 최근 동향

 

최근에도 유사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자산신탁 판결이 선례가 되어 책임준공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개중에는 항소를 포기하고 합의를 선택하며 분쟁 장기화에 따른 손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 배상 범위 두고 항소 - KB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

 

지난 1월, KB부동산신탁은 인천 논현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장에서 발생한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에서 앞선 판결과 동일 유사한 논리로 패소한 바 있는데요.다만 KB부동산신탁은 PF 대출이 순차 상환 중이었다는 점, 분양 상품이 개발사업이었다는 점을 들어 원리금 전액 배상은 과도하다며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KB부동산신탁의 공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책임준공 미이행 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은 총 12곳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현재 절반인 6곳의 사업장에서 8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영부동산신탁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천 간석동 오피스텔 사업장에서 발생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의 책임이 인정되어 70억 원과 지연이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는데요. 해당 사업장은 하루 차이로 준공 기한을 맞추지 못한 곳이었고, 대주단의 자금 집행 지연이라는 공기 지연 사유가 있는 케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영부동산신탁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신영부동산신탁 역시 항소로 대응하고 있는데요. 추가 소송으로 비화할 수 있는 준공 지연 사업장이 아직 남아있고, 관련 PF 대출 잔액만 2,0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책준 리스크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2. 항소 포기하고 합의 결정 - 신한자산신탁

 

신한자산신탁은 앞선 물류센터 PF 사업장 손해배상 청구소송 이외에도 두 차례의 유사 소송에서 전부 패소했는데요. 법원이 신탁사의 책임 의무를 강조하는 판결을 연이어 내리면서 책임준공 신탁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된 겁니다.

이에 신한자산신탁은 준공 지연이 발생한 6개 사업장에서 제기된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 9건을 모두 합의로 종결했는데요.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주단에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항소 등을 이어갈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전반적인 사업 불확실성 확대를 감수하는 것 보다 리스크를 조기 해소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업계는 신한자산신탁의 사례가 선례가 되어 이 같은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다만 개별 신탁사의 자본 여력과 책준 리스크 사업장 수 등에 따라 대응 전략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3. 매각 준비 중 책준 리스크로 차질 - 무궁화신탁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무궁화신탁도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소송 리스크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무궁화신탁은 지난 2024년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69%를 기록, 규제 기준인 100%를 크게 밑돌아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이력이 있는데요. 당시 금융당국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자회사 정리를 통한 자체 정상화, ▲제 3자 인수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 제출 등의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요구하고, 무궁화신탁의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 영업을 6개월 정지시킨 바 있습니다. 

현재 무궁화신탁의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던 제일건설이 모회사인 무궁화신탁까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무궁화신탁의 책임준공 리스크가 매각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궁화신탁은 4건의 책임준공 미이행 손배소를 진행 중인데요. 2025년 상반기 기준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이 17곳에 이르며 책임준공 PF 대출규모만 4,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신탁사發 책준 리스크, 업계 전반에 악영향 우려

 

올해 건설 경기도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는 상황인 만큼 기한 이내에 준공을 마치지 못하는 사업장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준공 지연 발생 사유나 실제 지연 기간과 관계 없이 신탁사가 원리금 전액을 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이 줄지어 나오면서 부동산신탁사들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또한 자금난을 겪는 시공사를 위해 자체 수혈한 자금 역시 회수가 어려워졌다는 것도 걸림돌입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신탁사 신탁계정대의 대손충당금이 급격히 상승 중인데요. 2025년 1분기 주요 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1조 9,797억 원이었으나, 3분기에는 2조 4,527억원으로 약 2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처럼 최근 같은 건설업 불황기에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이 신탁사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올해도 경기 침체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책임준공을 둘러싼 소송 역시 계속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리스크가 본PF 및 브릿지론 단계와 얽혀있는 만큼 금융권 전반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책임준공 미이행 손해배상 및 대손충당금 인식 등으로 신탁사의 재무 위기가 닥칠 경우, 대주단과 금융권도 PF 부실로 인한 타격을 입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임준공 신탁 상품을 이용하던 시공·시행사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다수의 신탁사들은 리스크가 큰 책임준공 토지신탁 상품을 정리하고 나섰는데요. 자체 자본 조달 여력이 부족한 시공사·시행사들은 사업 진행을 위해 고금리의 후순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출을 받아도 문제인데요. 최근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며 수도권 주요지 외의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난무하는 상황인 만큼 분양대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되면 결국 중소 시공사와 시행사가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원의 판결이 지연 사유 및 기간에 상관 없이 책임준공확약을 한 신탁사에 의무를 강하게 인정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신탁업계 전반이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원리금과 지연이자를 전액 배상할 위기에 처하자 각자의 사정에 맞게 대응에 나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건설업은 실제 시공 주체인 시공사 뿐만 아니라 시행사, 자재·장비사, 금융권까지 다양한 산업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입니다. 건설 산업을 지탱하는 여러 주체 중 한 곳에서라도 균열이 발생하면 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데요. 올 상반기도 건설 경기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는 만큼 PF 시장과 신탁·금융업계 동향을 예의주시 해야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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