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2025년 ENR(Engineering News Record) Design Firms Top 225 순위에 이름을 올린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8월 6일, ENR은 전 세계 225대 설계회사(The Top 225 International Design Firms)의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발표에서는 국내 12개 엔지니어링 및 설계 회사가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
목차
1. ENR 225 의미 및 순위 산정 기준
2.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순위 및 글로벌 TOP5
3. 글로벌 국가 점유율 3년 연속 하락세...PMC 사업이 대안될까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은 매년 전 세계 225대 설계(Engineering) 회사를 선정해 발표합니다. 이 순위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표 중 하나인데요. 2025년 발표된 명단에는 국내 기업도 12곳이 포함되었으며, 우리 기업들의 해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건설회사는 주로 시공을 담당하는 기업을 의미하며, 해외 플랜트 사업을 맡는 경우에는 흔히 EPC 방식으로 수행합니다. EPC란 Engineering(설계), Procurement(구매), Construction(시공)의 약자로, 프로젝트 전 과정을 책임지는 방식을 뜻하죠. 이처럼 전 과정을 수행하며 시공 능력이 뛰어난 회사로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이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회사는 말 그대로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이앤에이, 도화엔지니어링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시공 중심이라면, 현대엔지니어링과 삼성이앤에이는 EPC를 수행하면서도 설계에 더 강점을 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NR 225의 순위 기준은 해외 매출 실적에 따라 결정됩니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가 평가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기업의 글로벌 진출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활용되는데요. 따라서 ENR 225는 국제 시장에서 엔지니어링 역량을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성적은 올해 전반적으로 다소 하락세로 아쉬운 결과인데요. 삼성이앤에이는 48위에 올라 전년보다 10계단 떨어졌고, 도화엔지니어링도 105위로 14계단 내려갔습니다.
반대로 건화와 희림건축은 큰 폭의 순위 변동을 보였습니다. 건화는 무려 113위로 전년보다 57계단을 끌어올렸고, 희림건축도 149위로 70계단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죠. 삼안과 다산컨설턴트는 지난 해에는 순위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신규로 진입했습니다.
건화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 성과가 돋보이는 기업인데요. 지난 해 사우디 상하수도 확장 및 개선사업 설계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약 1,016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며, 볼리비아 도로 설계 수주에도 참여했습니다. 희림건축 역시 캄보디아 베트남 롱탄 국제공항 실시설계와 테쪼 국제공항을 연이어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했죠.
이러한 실적은 산군 기업DB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명 ‘건화’를 검색하고,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본사를 클릭한 뒤 ‘실적/인증/신기술’ 탭에서 ‘볼리비아’를 검색하면 해당 프로젝트가 나옵니다.
올해 5월에 계약한 ‘에스코마-짜라샤니 도로 건설’은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약 90억 원 규모로 체결됐고, 작년에 수행한 ‘마모레 교량 및 연결도로 건설 타당성 조사’는 한국수출입은행 발주로 약 11억 원 규모로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한편 글로벌 순위를 살펴보면, 캐나다의 WSP 글로벌이 지난해 약 9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ENR 225 기업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WSP는 한국에도 지사를 두고 있는데요. 글로벌 건설관리(PM/CM)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프로젝트 관리 시장에서도 꾸준히 활동해 왔습니다. SOC 인프라와 환경·에너지 컨설팅, 하이테크, 호텔 및 리조트 분야 등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죠.
이어서 호주의 월리(Worley)와 네덜란드의 아카디스(Arcadis)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의 앳킨스레알리스(AtkinsRé)와 미국의 에이콤(Aecom)이 그 뒤를 이어 4위와 5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중 일부는 순위가 상승하거나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성과를 냈지만, 국가 전체 점유율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계단 내려앉으며(12위→13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해외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입니다.
싱가포르, 베트남, 리비아, 이라크 등 전통적인 주요 수주처에서 입지가 줄었고, 특히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기술 경쟁력이 커지면서 아시아·아프리카 시장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낮아졌습니다. 중동 시장 역시 저유가 여파로 대규모 플랜트와 인프라 프로젝트가 연기되며 기회가 크게 줄었죠.
전반적인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올해 해외 인프라 부문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체코 원전 수주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II 원자력 발전소(EDU II) 신규 건설 사업의 본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함께 ‘팀 코리아’를 꾸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9개월 만에 본 계약까지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성사된 두 번째 해외 원전 수출로, 한국 원전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 계약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특히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은 한 차례 큰 걸림돌이 되었죠. 이후 한수원이 네덜란드, 스웨덴, 슬로베니아의 신규 원전 입찰에서 모두 발을 빼면서, 일각에서는 “유럽 시장을 웨스팅하우스에 사실상 양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임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입니다. PMC란 대형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완료, 운영까지 전 과정을 발주처를 대신하여 관리하는 종합적인 관리 및 컨설팅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최근 국가 발주사업뿐만 아니라 MDB(다자개발은행) 사업에서도 PMC 발주가 늘어나고 있죠.
*다자개발은행: 여러 국가가 제한 없이 참여하여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대어 주고, 차입하고, 재원을 공여하는 은행을 이르는 말
PMC를 확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도화엔지니어링이 있습니다. 도화는 2019년 페루 친체로 국제공항 PMC를 수주한 데 이어, 2024년 7월 몽골 울란바토르 메트로 1호선(UBM1) PMC 사업을 따내며 성과를 이어갔는데요. 이 사업에서 도화는 감리와 더불어 타당성조사(FS), 콘셉트 설계, EPC 입찰문서 작성, 시공 단계 감리, 시운전 및 운영관리 교육(O&M 트레이닝)까지 전 과정을 총괄했습니다.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수성엔지니어링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러시아 기업들을 제치고 따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한편 한국종합기술과 다산컨설턴트도 해외 PMC 사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앞으로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EPC 중심의 시공 경험을 넘어, 프로젝트 전 주기를 관리하는 PMC 역량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2025년 ENR Top 225에 포함된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의 순위와 성과,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변화까지 살펴보았습니다. 비록 국가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PMC사업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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