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는 도시정비사업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25년 도시정비사업 총수주액은 64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주목할 점은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예정이란 겁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정비사업 만큼은 호황을 기록하며 올해는 총 80조 원의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그러나 이주비 대출 규제로 정비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도권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에 업계는 공급 확대 및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관련 규제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의 현황과 이주비 대출 규제를 둘러싼 시장 반응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계속된 경기 침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최대 호황기를 맞았습니다.
2025년 전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규모는 6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는 여전히 침체에 머물렀지만, 도시정비사업만큼은 역대 최대 호황을 기록했습니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상위 10대 건설사 수주액 비율인데요.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누적수주액은 48조 원을 넘기며 전체 수주액 대비 약 75% 이상의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전체 도시정비수주액 중 상당수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양강 체제가 두드러졌는데요.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조 5,105억 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정비업계 최초로 10조 클럽에 입성했습니다. 삼성물산 역시 그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9조 2,388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5조 원) 대비 1.8배 가량을 초과 달성하며 현대건설과의 투톱 체제를 공고히 했습니다.
이외에도 ▲GS건설 6조 3,461억 원, ▲포스코이앤씨 5조 9,623억 원 등이 뒤를 이으며 누적 수주액 5조 원을 달성했는데요. 기타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은 구조적·제도적·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데요. 현재의 서울 및 수도권 도시의 주택 경관은 국가 주도의 토지개발계획 하에 만들어졌습니다. 도심 주택지구 내 대부분의 주택이 특정 시기, 1980-90년대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만큼 구조적으로 도심 주택의 재건축 연한이 도과하는 시점도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또한 서울 정비구역 지정이 크게 늘어난 것도 요인인데요. 2019~2020년 신규 지정은 10건 내외였으나, ▲2022년 20건, ▲2023년 33건, ▲2024년 39건, ▲2025년 76건으로 크게 늘면서 정비시장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특히 지난해는 1~9월 기준 49곳이 정비 구역으로 지정됐는데요. 이에 더해 2024년 1·10 대책에 포함된 ‘재건축 패스트트랙’이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시행된 것도 시장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외에도 ‘얼죽신’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신축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로의 탈바꿈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니즈가 높아지는 것도 도시정비시장 외형 확대의 요인이 되고 있는데요. 더불어 건설공사비 자체가 상승한 것도 수주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건설경기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지만, 올해 도시정비 시장 규모는 전년도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업계에서는 2026년 정비 시장 규모가 80조 원에 다다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였다는 전년도 시장 규모(64조 원)보다 20%나 늘어난 수치이죠.
약 80조 원 규모의 정비사업 지도에서 서울 지역 사업 규모는 5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강남 3구에서만 ▲압구정4~5구역, ▲대치쌍용1차, ▲방배신삼호, ▲서초 진흥, ▲송파한양2차, ▲반포미도1차, ▲오금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여러 사업장이 시공사를 찾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업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강벨트 등 서울 주요지 사업장들이 핵심 격전지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데요. 수익성이 담보되는 압구정구역, 성수전략정비구역, 여의도, 목동 등에서는 경쟁입찰이 이루어질 확률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경기·인천 지역에서 18조 9,000억 원, 부산 등 지방에서 7조 원 규모의 도시정비 사업지가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건설수주는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민간 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던 만큼 건설사들의 수주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정비사업 물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부동산 수요 억제의 일환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도시정비사업장들이 직격탄을 맞아 사업 추진에 잡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3중 규제 지역으로 묶였는데요. 이에 따라 ▲조합 지위 양도 제한, ▲1주택자 LTV 40%·다주택자(1+1 분양포함) LTV 0%, ▲조합원 1인당 1주택 제한(1주택 이상 물건은 현금 청산) 등의 규제가 적용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현 시점 정비사업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이주비 대출 한도 축소입니다.
정비사업에서 이주는 착공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절차입니다. 이주비 대출은 공사 기간 동안 조합원이 기거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인데요. 전/월세집을 구하거나, 기존 주택에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는 보증금 반환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됩니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이주비 대출 역시 LTV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는 정비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목표인 공급 확대와도 배치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은 바 있는데요. 당시 정부는 “10·15 대책이 정비사업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결과적으로 10·15 대책 적용 이후 이주비 대출 한도는 기존 70%에서 40%로 축소됐는데요. 6·27 부동산 대책에서 이미 이주비 대출 최대 한도도 6억 원으로 줄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관내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91%(39곳)가 대출 규제로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자금 조달 여건이 사업지와 프로젝트 규모, 시공사의 영향을 받는다는 건데요. 대개 강남 권역의 대규모 사업장처럼 수익성이 높고, 시공사 신용도가 높은 사업장은 시공사의 신용 보강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율로 추가 이주비 조달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본 이주비보다 3~4% 이상 높은 고금리를 적용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강북이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장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4개 조합 총 811명 중 1주택자 515명(LTV 40% 적용), 2주택자 이상 296명(LTV 0%, 대출 불가)으로 구성된 면목동의 A모아타운구역은 시공사가 신용도 하락 등을 우려해 조합에 지급 보증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은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인데요. 수요 억제의 일환으로 내놓은 정책이 정작 공급 지연과 사업비 증가, 더 나아가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비사업 일감이 추가 이주비 동원 여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로 쏠릴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 주택 시장은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심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수요가 많은 서울에는 유휴 택지가 없어 주택 공급을 사실상 정비사업에 의존해야 합니다. 반면 지방의 경우 미분양 적체 심화로 분양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형국인데요.
수요가 있는 곳은 서울 등 수도권 뿐이고,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는 이상 수도권에서 영위할 수 있는 주택사업은 정비사업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주비 규제까지 적용될 경우 사실상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대형 건설사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업계는 대형 사업지는 10대 건설사의 나눠먹기 현상이 계속되고, 중소·중견 건설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비업계와 서울시는 원활한 사업 운영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선 병목으로 작용하는 이주비 규제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전문가들은 이주비 대출의 성격을 감안해 가계대출이 아닌 사업비 대출로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주비 규제로 주택 공급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서울시 역시 규제 합리화 촉구에 나섰는데요. 서울시는 지난 22일 국토교통부와의 실무협의체에서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이주비 대출을 분리, 이주비 대출에는 LTV 70%를 적용하는 등 규제를 합리화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간 올해 이주를 앞둔 관내 정비사업지를 직접 방문하여 조합원들의 위기 상황을 파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바 있는데요.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용’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예정된 주택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현재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 포트폴리오 상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가 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여 규제 현실화에 나설지, 아니면 이 같은 조치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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