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화물운송 종사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정하여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화물차 안전운임제도가 재개됐습니다. 지난 2020년 최초 도입 이후 기간 만료로 일몰되었다가, 3년 만에 다시 부활한 건데요. 3년 전과 달리 기본 구간이 확대되거나 할증률이 상향되면서 화주의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안전운임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멘트 업계가 비상에 걸렸는데요.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출하량 감소를 겪고 있는 와중 각종 비용 확대가 공사비 및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시멘트 품목에 적용되는 안전운임제의 개념과 제도 변천 사항, 그로 인해 예상되는 시장 흐름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지난 2월 1일을 기점으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가 재시행됐습니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이란 화물차주에 대한 적정한 운임의 보장을 통하여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등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을 말하는데요. 현재 안전운임은 특수자동차로 운송되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시멘트의 경우, 카고 및 윙바디 트럭과 같은 일반화물차를 제외한 특수자동차, 즉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에만 적용
안전운임은 적용 주체를 기준으로 ‘안전운송운임’과 ‘안전위탁운임’ 이하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안전운송운임과 안전위탁운임을 이해하기 위해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핵심 주체는 화주와 운수사업자(이하 운송사), 화물차주로 구분되는데요. 안전운송운임은 화주가 운송사 또는 화물차주에게 지급하는 운임을 의미합니다. 반면 안전위탁운임은 운송사가 화물차주에게 지급하는 운임을 말하죠.

이렇듯 화물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2020년 1월 1일부터 3년 일몰제로 시행된 바 있는데요. 기간 만료 이후 일몰되었지만, 지난 2025년 8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법 개정으로 3년 만에 다시 부활했습니다.
새로운 안전운임제는 올 2월 1일 자로 시행되어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일몰제로 운영됩니다.
안전운임제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는데요. 당선 이후 안전운임제 재도입이 급물살을 타자 화물운송업계는 ▲안전운임 도입 품목 확대 ▲영구제 전환 등의 요구를 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1일 본격적으로 시행된 2차 안전운임제는 2022년 안과 일몰 기간 및 품목은 동일했으나, 운송비 및 부대조항에서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기본구간 확대, ▲할증률 상향, ▲배차 취소 및 변경 시 패널티 강화, ▲복화수송* 시 지급해야 할 운임 의무화 등 화주인 시멘트 업계에 부담이 가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부활한 안전운임제에는 어떤 내용들이 추가되고 강화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번의 운행으로 두 곳 이상의 목적지를 가는 수송방식
우선 운송비용이 2022년 대비 15% 이상 증액됐는데요. 안전운송운임은 2022년 대비 최대 17.5%, 안전위탁운임은 최대 16.8% 인상됐습니다. 국토부가 고시한 2022년 적용 화물자동차 안전운임과 2026년 적용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을 비교한 결과, 2022년 BCT로 26t의 시멘트를 왕복 100km 거리로 운송할 경우의 안전운송운임은 19만 7,500원 수준이었는데요. 반면 올해는 (왕복 100km, 26t 기준) 안전운송운임이 21만 1,400원으로 일몰 직전 대비 1만 3,900원 인상됐습니다.
또한 운송운임을 고시된 최소 운임보다 적게 지급할 경우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규정도 신설됐습니다.

안전운임 뿐만 아니라 그에 부가된 부대조항 역시 화주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조정됐는데요. 2022년 5km였던 기본 구간이 올해는 10km로 2배가 늘어났습니다. 1~10km까지는 운임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건데요. 거리가 10km 미만인 가까운 현장에 시멘트를 납품하더라도 최소 10km의 운임을 지불해야 합니다.

또한 우천 등으로 배차가 취소됐을 경우 운임 지급 규모도 달라지는데요. 2022년 기준으로는 추가 운행거리에 대한 운임만 지급하면 됐다면, 올해부터는 실운행 운임에 50%를 추가 지급해 총 150%의 운임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공휴일 및 심야 할증률 10% → 15% 상승, ▲사회보험료 부담 대상 차주 → 화주 변경, ▲30분당 대기료 1만원 → 2만원 인상 등 화주 부담이 강조되는 변화가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운임제 영향으로 물류비 증가가 불가피해지자 시멘트업계의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출하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환경 설비 문제까지 덮치며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3,650만t으로, 4,000만t에도 미치지 못하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내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나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건데요.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작년보다도 1.4% 감소한 3,600만t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출하량이 크게 위축되며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사업장마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매출 하락이 예견된 상황에서 안전운임과 더불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친환경 설비 전환 등의 원가 상승 압박을 받는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물류비 정산이 대개 1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내달 초 안전운임제 2기 시행 이후 첫 운임청구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물류비 증가는 예견되어 있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전-후방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 영향을 미치는 건설업 특성 상 시멘트 업계에 부과된 비용 부담이 레미콘 및 건설사를 거쳐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될 수 있다는 건데요. 물류비 인상과 출하량 감소로 시멘트사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 시멘트 가격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멘트는 핵심 재료인 만큼 그에 따라 레미콘 가격 역시 끌어올릴 수 있는데요. 이는 곧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키울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공사비 증가가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놓쳐선 안되는데요. 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12월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32.75로, 전월 대비 0.23%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2%나 상승한 건데요. 최근 건설 경기가 높은 건설공사비와 PF 위축 등으로 장기간 침체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멘트 물류비 증가가 전반적인 건설공사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물론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정책입니다.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화물차주도 마찬가지인데요. 화물연대 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안전운임제 일몰 이후 운임이 줄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노동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은 77%, 사고 위험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78%를 기록했다며 안전운임제의 효과와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는데요. 그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안전운임제가 다시 부활하면서 화물차주가 적정 운임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겁니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2차 안전운임제에도 한계가 분명 존재하는데요. 운송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운임제가 영구제가 아닌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는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또한 적용 차종 및 품목이 2020년 1차 안전운임제와 동일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를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는 전체의 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에 화물연대 측은 계량화와 표준화의 어려움을 이유로 나머지 94%의 화물노동자를 외면하는 것은 낡은 정책 기조의 잔재라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인한 파장의 크기가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게다가 고시 운임이 유가 및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위원회 의결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는 만큼 향후 운임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도 뇌관으로 작용됩니다.
또한 지난 12월 이 대통령이 안전운임제를 두고 한시 제도가 아닌 영구 제도로 운영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인데요. 만약 2차 안전운임제가 일몰되는 2028년 12월 31일 이후 본 제도가 영구화 될 경우 시멘트 및 건설업계 전반에 닥칠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비도 필요해 보입니다.
과도한 ‘운임 후려치기’를 막아 화물운송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제도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담이 어느 한 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친다면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요. 건설 경기가 좋아져야 후방산업인 시멘트·레미콘 업계에도 온기가 돌고, 건자재 가격과 금융 여건이 안정되어야 건설 업황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균형을 갖춘 정책 입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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