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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의 대안 가로주택정비사업 - 사업기간 3년인데 착공률은 7%

가로주택정비사업 착공률 현황 – 소규모 정비사업 사업성 문제, 착공률 7%대

 

공사비 급등과 PF 리스크 확대로 신규 분양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건설사들은 토지 PF 부담이 없고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정비사업으로 수주 전략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가 재건축, 재개발 등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선별수주를 펼치는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틈새시장인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지역경기 활성화를 정책 목표로 내세우며 소규모 정비사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왔는데요. 그러나 실상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반복적 유찰로 이어졌죠.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지에서는 시공사 유찰이 반복되며, 2025년 말 기준 착공률은 7.2%에 그쳤습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사업성 저하의 구조적 원인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 그 한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가로주택정비사업, 일반 재건축과의 차이점
  2. 가로주택정비사업의 명암
  3. 사업성 제고를 위한 정책
    1. 공공정책
    2. 모아타운

 


 

1. 가로주택정비사업, 일반 재건축과의 차이점


2012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최초로 도입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이관되었죠.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저층 주거지를, 일반 재건축은 아파트 단지를 정비 대상으로 삼습니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을 전제로 설계된 기존 법을 소규모 정비사업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절차상 부담이 과도하다는 판단 하에, 소규모 주택정비에 특화된 특례법을 별도로 제정하게 된 것입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1만㎡ 이하(200가구 미만) 구역에서 기존 도로를 유지하며 노후 주택을 정비하는 방식입니다. 노후 건축물이 전체의 2/3를 넘어야 하고, 공동주택이 20가구 이상이거나 단독주택이 10가구 이상인 경우 추진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규모가 작아도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공공기관이 정비사업에 함께 참여하거나 정비 대상 구역이 지자체에서 지정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내에 있는 경우, 2만㎡까지 면적을 확대해주고 있습니다.


특례법의 적용을 받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비계획 수립 및 구역 지정 절차 없이 진행이 가능한데요. 주민들이 직접 조합을 만들어 시행하거나, LH 등의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전진단 단계와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가 없고, 관리처분인가를 사업시행인가에 포함시켜 일괄로 처리할 수 있어 시행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죠. 대신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은 75%로, 일반 재건축보다 5%p 높습니다.

 

재건축 추진 절차 비교 – 일반 재건축 8단계(안전진단~착공) vs 가로주택정비사업 3단계(조합설립인가~착공, 평균 3년)
제작: Gemini 3 / 자료: 국토교통부, LH

 

cf. 일반 재건축의 평균 소요기간이 15년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패스트트랙’ 정책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에 있다. 안전진단을 거쳐야만 입안 제안이 가능했던 절차 순서를 바꾸어, 안전진단 시한을 사업인가 전까지로 완화하였다. 즉 추진위원회 구성 및 조합 설립을 먼저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이는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에만 적용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가로(街路)‘는 ‘거리 가(街)’와 ‘길 로(路)’의 합성어로, “도로로 둘러싸인 일단의 가로구역”을 의미합니다. 서구권의 ‘블록’과 같은 개념이죠. 길에 의해 사방이 가로박힌 안쪽 영역을 ‘가로구역’이라고 부릅니다. 기존의 도로 체계를 그대로 둔 채, 그 안의 노후 주택들만 새 아파트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행정 절차가 훨씬 빠르고, 대규모 철거 시 발생하는 주변 교통 혼란이나 민원 발생이 적습니다.

 


 

2. 가로주택정비사업의 명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앞서 언급한 ‘절차 간소화’ 이외에도 재건축부담금 면제,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 미적용,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나홀로 아파트’라는 명칭이 붙을 만큼 소규모 단지이기 때문에 수영장, 사우나 등의 커뮤니티 시설은 확보가 어렵죠. 특례법이 세입자 보상을 강제하지 않아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cf. 세입자 보상: 재개발 사업에서 세입자에게 법으로 보장된 보상 항목. 주거이전비, 이사비, 임시거주 지원 등이 해당한다.


지난 4월 28일,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가결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개발 사업 구역 내 철거 세입자에게도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되었습니다. 다만 수용권이 없는 민간 자발 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 세입자에게 지자체가 보상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반론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의 장단점도 명확합니다. 대형 건설사가 없는 틈새 시장이며 소규모이기 때문에 초기 사업비가 적게 들어갑니다. 사업기간이 짧아 빠르게 회전이 가능하고, 그만큼 자금 회수도 빠릅니다. 인근 구역을 연속하여 수주할 경우 브랜드타운 형성이 가능합니다. 다만 규모의 경제가 없어 공사비 단가가 높고,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지 못해 브랜드 경쟁력 구현이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사업성이 떨어지죠. 실제 2024년 표준시장단가에 따르면 지반 조성 단계인 ‘흙 깎기’(절토)의 경우 공사 수량이 1만㎥인 현장에서의 1㎥당 단가는 10만㎥인 대규모 현장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사가 사업성 높은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할 때, 경쟁에서 밀려난 중견건설사는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몰리게 되고, 입지가 좋은 곳은 빠르게 착공이 시작되지만 입지가 좋지 못한 곳은 시공사가 없어 유찰되기 일쑤입니다. 결국 건설사들은 수도권으로 몰려들게 되는데요.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는 서울, 수도권에서는 소규모여도 수익이 날 수 있지만, 지방은 사업비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죠. 실제 2024년 6월 기준 소규모 정비사업의 67%, 가로주택정비사업의 72%가 수도권에 해당되었다고 합니다. 당초 지역경기 활성화라는 공익적 정책 목표와 괴리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수도권도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2025년 말 기준 서울시 소규모 정비 사업장 296곳 중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41곳에 그쳤다고 합니다. 착공률이 7.2%로 매우 낮죠.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동일합니다. 시공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입찰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3. 사업성 제고를 위한 정책

 

이러한 소규모 정비사업의 구조적 사업성 저하에 대응하여 정부와 공공기관이 추진 중인 정책적 지원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3-1. 공공정책


우선 공공기관은 공통적으로 ‘공공지원 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조합의 역량 부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에서 파견된 코디네이터가 사업 계획 수립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공공기관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각 기관마다 상세 내용에 차이가 있습니다. 

 

LH는 건설사의 미분양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미분양 주택의 일정 비율을 사전 매입하여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확’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SH는 서울을 대상으로 융자 금리를 1.9%에서 1.2%로 인하해주고, 융자 한도를 총사업비의 50%에서 90%로 대폭 확대하는 등 사업성이 낮아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현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GH는 경기권을 관할하는데요, 지자체 협력을 통해 사업 면적 요건을 최대 4만㎡로 확대하는 특례를 마련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지원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는 국토부가 개정한 소규모주택정비법이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사업요건을 완화하고자 개정한 것으로, 가로구역 인정범위 확대, 신탁업자 지정요건 완화, 기반시설 제공 시 용적률 특례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있죠.
 

이상의 정책들은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용적률 인센티브로 물량을 늘려도 여전히 소규모 단지로서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어렵고, 좁은 부지에 가구가 많아져 주거 쾌적성이 떨어질 경우 분양 리스크가 커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3-2. 모아타운


‘나홀로아파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로 ‘모아타운’ 운용 중인데요. 2022년 서울시가 도입한 정책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자율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사업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처럼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서울시가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지정하면 그 안의 개별 조합들이 각자 사업을 추진하고, 서울시와 SH공사는 여기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합니다.


부지를 묶어서 수주하게 되면 실적이 높아지는 데에 더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부건설은 2025년 가로주택정비사업 5건으로 약 6,700억원을 수주했으며, 이는 전체 수주액 4조1,670억원의 16%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지난 2월 수주한 중랑구 신내동 모아타운은 3341억원에 달하죠. 
동부건설 관계자는 “모아타운과 같이 인접 사업지 간 연계 수주가 가능한 사업은 서울 도심 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아타운 역시도 한계를 보였는데요. 토지 면적과 상관없이 소유자 30% 이상의 동의만으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했던 초기 제도는 주민간의 갈등을 야기했습니다. 면목3∙8동 44-6번지 등 일부 사업장에서는 외부 투기꾼이 ‘지분 쪼개기’를 목적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이 적발되어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투기 목적 소유자가 늘어나면 사업 동의율이 왜곡되고, 기존 주민이 피해를 입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권리산정기준일’을 정해두고, 그 이후에 지분을 쪼개어 구입한 경우 입주권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고 사업성 보완을 지원하는 등 진입 문턱을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반응입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 완화의 방향성은 맞지만 소규모 사업의 고질적인 한계인 ‘규모의 경제’ 부재를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건설사의 실질적 수익 구조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규제 완화만으로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사업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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