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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AI 도입의 역설, 또 다시 양극화

건설업 AI 도입의 역설 썸네일 – 국내 건설업 DX 부진·양극화, AI 도입 장벽 느끼는 중소사

 

국내 건설업의 경기 침체와 생산성 저하를 타개할 수단으로 디지털 전환(DX) 및 AI 전환(AX)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AI 도입은 안정적인 생산성 기반의 확보를 전제로 하죠. 대형사조차 신기술 개발 투자 비율이 2%를 밑도는 상황 속, 글로벌 건설업 AI 시장이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국내 건설 현장의 상당수는 여전히 종이문서 기반의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 역량은 갖춰졌으나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국내 건설업의 AI 도입 현황과 대·중소사 간 양극화 실태,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현황과 한계를 분석해보겠습니다. 

 


 

목차

  1. 건설업 AI·DX 현황
  2.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건설사
    1. 초기비용 장벽
    2. 데이터 단절 장벽
  3. 공급 중심 정책의 한계와 현장의 대안

 


 

1. 건설업 AI·DX 현황


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X)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DX의 핵심 수단인 AI 전환(AX)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는 글로벌 건설업 AI 시장 규모가 2026년 현재 약 60억 2천만 달러이며, 2034년까지 약355억 3천만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이 24.8%에 달하죠.

 

산업별 디지털 전환지수 추이 – 건설업 2022년 1점·2023년 4점·2024년 13점으로 제조업·정보통신업·지식서비스업 대비 최하위
제작: 산업의역군


우리 건설업계도 DX를 도모하고 있지만, 이미 다수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현장 적용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전반적인 건설업황 부진에 숙련인력 부족 및 고령화, 안전 문제, 생산성 저하, 불리한 규제환경, 국내외 경기 등 외부변수에 민감한 업종 특성 등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가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술력은 있지만, 현장에 구현하기까지 장벽이 많아 타 산업 대비 디지털 전환률이 저조한 실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건설업의 구조적 문제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및 AI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DX가 절실할수록 DX가 어려워지는 역설적 상황에 처한 것이죠. PwC Korea가 발표한  『건설업의 미래를 바꿀 스마트 건설기술』(2026.04) 보고서는 건설업의 고질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 전략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 및 건설기술·AI 활용’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AI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은 자체 ERP 시스템을 넘어 AI 기반의 사업 관리 플랫폼, BIM 데이터 생태계, 스마트 안전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본과 축적된 시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설계사-시공사-유지관리 시스템 간 AI 연동 부족데이터 단절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BIM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BIM을 적용하는 건설사는 늘어났지만, 로보틱스와 연결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미국은 AI를 접목한 일관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합된 프로젝트를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데에 반해, 국내는 통합 프로세스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 BIM을 시범적용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2.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사


이러한 격차는 중소사에게 더욱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승우 고려대학교 교수는 “스마트 건설 기술이 상위 몇몇 대형 현장에만 국한되어선 산업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말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100점짜리 기술이 아니라, 85점짜리라도 전국의 중소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건설업의 R&D 투자가 저조해 대형사조차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 속, 자금∙인력 여유가 없는 중소건설사는 신기술 개발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실정입니다.

 

 

2-1. 초기비용 장벽


대형사에 비해 데이터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사들은 또다시 신기술 개발의 난관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AI 도입에 영국의 BIM 의무화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인데요. 2016년 영국은 중앙정부가 발주하는 공사에 BIM 2단계 적용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60%이상이 BIM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BIM 요구가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죠. BIM 도입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2022년, 중소사의 40%가 공공 프로젝트 입찰의 90%를 놓쳤으며 절반 이상이 5년간 입찰 성공율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2024년 조사에서도 영국 중소사들은 고도화된 디지털 역량을 충족하지 못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공공부터 민간까지 BIM 의무화를 확대하고자 세운 「2030 건축 BIM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추정가격 300억원 미만 시장까지 AI 요구사항이 들어오면, 중소 건설사가 겪는 피해는 훨씬 직접적이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2-2. 데이터 단절 장벽


중소, 전문 건설 현장이 ‘종이문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장 간의 데이터 단절 때문입니다. 대형사가 민간∙공공 개발 사업을 발주하며 자체 플랫폼으로 디지털화 주도권을 장악하는 구조 속에서, 중소∙전문 건설사는 원도급사 플랫폼에 일방적으로 종속되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중견 전문건설사의 H소장은 “우리도 공사관리 앱을 도입해봤지만, 결국 본사나 감리단, 발주처 보고용 문서는 전부 다시 워드로 작성해서 출력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국책사업 비중이 높은 토목현장의 경우, 발주처가 자체 개발한 폐쇄형 플랫폼을 운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으로 외부 어플리케이션 및 민간 클라우드와의 연동이 구조적으로 차단되어 있습니다. 국책사업 특성상 발주처는 정보 유출 방지를 이유로 외부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고, 감리단 역시 이에 따라 종이문서 중심의 보고 체계를 고수하게 되는 것이죠. 발주처가 사용하는 자체 플랫폼 또한 실시간 현장 기록보다는 행정 보고 중심의 단순한 양식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현장 데이터 축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집니다. 하도급사들이 이러한 폐쇄 플랫폼에 편입되면서 데이터 단절은 더욱 고착화되며, 복수의 원도급사 현장에 동시 참여하는 경우 다중 종속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확대됩니다. 발주처, 시공사, 감리단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3. 공급 중심 정책의 한계와 현장의 대안


2022년, 국토부는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S-Construction 2030」을 발표했습니다. 건설 전 과정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마스터 플랜으로, 앞서 언급한 BIM 활성화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데요. 건설산업 디지털화, 생산시스템 선진화, 스마트 건설산업 육성을 3대 중점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2023년부터 매년 스마트건설 강소기업 20개사를 선정해 3년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시제품 제작비 최대 3천만 원 지원 및 건설공사정보시스템(KISCON) 공식 등재를 통해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술 스타트업 대상 사업으로, 실제 현장의 중소, 전문건설사와는 동떨어져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산업통상부가 2026년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AX-Sprint’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27년까지 건설 분야를 포함한 246개 AI 응용제품 개발에 총 7,540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한국도로공사가 제공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전문인력 양성 교육, 국토부의 ‘건설산업 BIM 교육비 지원사업’ 등 건설업 DX 추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죠. 


그러나 현행 정책이 기술 공급 측면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에는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됩니다. 스마트건설 강소기업 지원이나 AX-Sprint는 솔루션 개발사에 대한 지원으로, 그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적용해야 하는 중소∙전문건설사의 도입 역량을 돕는 정책은 아닙니다. 교육 지원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죠. 무엇보다도 발주처, 시공사, 감리단 간의 데이터 단절 구조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은 현재까지 부재한 상황입니다. 또한 국토부는 최근 앞서 언급한 「2030 건축 BIM 활성화 로드맵」이 실현 불가능함을 시인하며 로드맵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정책 방향의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 전문가들은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서 나타나는 대형사와 중소사의 양극화 해결책으로 ‘구독형 AI 솔루션(SaaS)’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초기 투자 비용이 적은 AI SaaS는 중소사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디지털 레버리지(Digital Leverage) 효과를 창출한다”고 평가했죠. 현재 여러 스타트업에서 중소사가 도입해 사용할 수 있는 현장 적용 AI 시스템 및 기록 디지털화 플랫폼을 개발해 제시하고 있는데요. SaaS를 사용하여 스마트 건설 역량을 높이기 위해 중소사들은 데이터 축적이라는 기본 전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견적, 낙찰, 단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문서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국내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은 초기비용 장벽, 데이터 단절, 발주처 종속이라는 복합적 한계에 부딪히며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구조적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선행되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인데요. 정부는 BIM 의무화와 스마트건설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중소∙전문건설사가 실제로 마주한 도입 장벽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AI SaaS같은 저비용 진입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지금부터라도 데이터를 쌓고 문서화하는 ‘최소한의 디지털 체질’부터 갖출 것을 조언합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력은 이미 존재합니다. 대형사와 중소사 모두 같은 데이터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통합 구조가 갖춰질 때, 건설업의 진정한 디지털 전환은 가능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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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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