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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휴식 의무화됐지만... 여전한 온열질환 사각지대

 

7월 하순으로 접어들며 찜통 더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은 옥외작업 비중이 높아 노동자가 직사광선에 상시 노출되는 데 더해, 콘크리트 양생 과정과 중장비 가동에서 발생하는 복사열까지 더해져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을 웃도는 상황인데요. 이에 정부와 건설사들은 각각 폭염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대응에 나섰죠. 그러나 이러한 법제도와 대책만으로 현장의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소되고 있는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정부의 온열질환 대비책을 짚어보고, 그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건설사의 구조적 한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두 시간마다 20분 휴식 의무화, 위반 시 징역형까지
  2. 온열질환 산재, 왜 유독 건설업에 몰릴까
  3. 정부 대책부터 건설사 대응 사례까지
  4. 남아있는 사각지대 - 50인 미만 사업장과 계약구조

 


 

1. 두 시간마다 20분 휴식 의무화, 위반 시 징역형까지


해가 더할수록 여름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건설사의 보건조치 의무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가 구축되기 이전인 2022년 7월 대전의 한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현장 소장은 폭염에 작업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휴식 시간과 휴게 장소, 음료 등을 제공하지 않은 점으로 기소되어 2025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원청업체 대표이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온열질환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법안을 내놓기도 하고, 기존의 법안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7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는데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곳에서 작업 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부여를 의무화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사망하는 경우 책임자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처벌 수위를 강화함으로써 법의 강제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법제화하였죠.

 

그리고 2026년, 기상청이 체감온도가 38℃ 이상일 때 내리는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함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도 옥외작업 중지 기준을 3단계로 세분화했는데요. 노동부는 단계별 작업중지 권고 사항을 담은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안내문 상단의 ‘체감온도 계산기’ QR을 찍으면 현장의 온도와 습도를 통해 체감온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일부 건설사는 현장에 자체 QR을 배치하여, QR 접속 시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는 현장의 체감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발표하고 15일부터 31일까지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자율 개선 기간」을 운영하였는데요. 6월 1일부터 2주간 건설현장을 포함한 폭염 고위험사업장 1,000개소를 대상으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점검 하였습니다. 6월 15일부터는 본격 감독체계로 전환하여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 조치를 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 건설업에 집중된 온열질환 산재

 

2026년 7월 21일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 결과 / 단위: 명


건설업계의 산재 사고 자체는 감소했지만,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온열질환자 228명 중 106명이 건설업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설업계가 폭염에 취약한 업종임이 다시 한번 조명되었는데요.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5월 15일부터 7월 21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1,070명으로 집계되었고, 건설업∙제조업 등 단순노무종사자가 19.4%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실내외 작업장에서(321명)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죠. 


노동부는 폭염에 취약한 노동자에게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폭염작업 신규 배치자, 과거 온열질환 경력자, 고령자, 고혈압∙당뇨 등 질환자, 외국인 등을 취약 노동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충북 괴산에서 베트남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고, 충남 홍성에서 네팔 노동자가 온열질환 의심이 되는 사망을 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취약성이 드러난 바 있죠. 이는 언어 장벽과 사업장 이동이 어려워 힘든 상황에도 참고 일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안건수 이주민노동센터 소장은 폭염 시 휴식시간 보장 규정이 있어도 현장에서 노동자가 이를 요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해 타 지역에서 사망한 외국인노동자 사례를 언급하며 "휴식시간은 내국인노동자에게만 부여됐고 외국인노동자는 계속 근로해야 하는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온열질환 예방수칙은 18개 언어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으며, 외국인 고용사업장에서는 근로자가 잘 인지할 수 있는 곳에 해당 수칙을 비치해야 합니다.

 


 

3. 정부 대책부터 건설사 대응 사례까지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시공순위 상위 20대 건설사 CEO와 함께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앞서 언급한 ‘2시간 당 20분 휴식’ 의무화, 폭염 5대 안전수칙 권고,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하여 단계별 세분화 지침을 내리는 등 온열질환 산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부가 내린 지침들은 여전히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일각에서는 노동자가 사망하고 나서야 처벌을 받는 구조를 비판하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오일근 대표가 혹서기 대응 캠페인을 진행하며 작업자들에게 팥빙수를 나눠주는 모습 / 출처: 롯데건설
워터보이가 작업자들에게 시원한 물을 제공하는 모습 / 출처: 서한

 

건설사들 역시 현장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각각의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마트 건설에 발맞춰 롯데건설의 IoT 체감온도 모니터링, 현대건설의 체감온도 감지 웨어러블 손목 밴드처럼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하고 현장에 보냉 식수통, 산업용 선풍기, 이동식 에어컨, 파라솔 등을 설치하고 근로자들에게 컵빙수를 제공한 HS화성, 워터보이를 두어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제공하는 서한처럼 현장에서 즉각 실행 가능한 물리적 조치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죠. 


이런 조치들은 대형사∙중견사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여력이 없는 현장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4. 남아있는 사각지대 - 50인 미만 사업장과 계약구조


앞서 소개한 정부와 건설사들의 자체적인 노력에도 50인 미만 사업장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5년 4월까지 누적된 온열질환 산재는 총 145건이었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건수가 51%, 그로 인한 사망자 수82%를 차지했다고 해요. 


또한 폭염에 공사를 강행하면 노동자의 안전이 위협 받고, 멈추면 공기가 지연되며 빚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딜레마에 봉착한 상황인데요. 이로 인한 부담은 모두 시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죠. 정부는 이를 감안하여 입찰 단계부터 공사기간을 길게 잡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폭염∙호우 등 기후로 인해 공사가 어려울 경우 계약 연장과 금액 조정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 작동이 어려운 한계가 있는데요. 지역의 한 건설소장은 “공공 공사는 추가 비용을 인정받기 위한 입증 절차가 까다롭고, 민간 공사는 발주처 협의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폭염으로 인한 손실을 현장이 감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며 현장에 안전관리자는 늘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은 전담 인력이 아닌, 건축·토목·전기·기계·관리 등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겸임 관리자입니다. KDI가 진행한 ‘중대재해처벌법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응답 사업체의 안전관리자 선임 비율은 81%였고, 전담 안전관리자만 둔 비율은 27.16%, 겸임 안전관리자를 둔 비율은 46.91%로 더 높았습니다. 공사금액 50억~120억(토목공사업은 150억원 미만)인 경우 법적으로 겸임이 가능하지만 폭염 대응처럼 즉각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고용노동부는 겸직이 안전관리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기준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죠. 

 

정부가 계속해서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규정 상당수가 권고에 그치고 50인 미만 사업장 같은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시공사 역시 계약구조상 폭염 대응 부담을 오롯이 떠안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상기후는 이제 우리 옆에 자리잡았습니다. 폭염에 특히 더 취약한 건설업을 위해 마련된 온열질환 예방 지침은 기후가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혹서기가 길어질수록 공사가 가능한 날은 점점 줄어드는 만큼 건설경기 회복 지연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후 리스크에 대해 보다 발빠른 대응과 실효성 있는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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