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가 상판 침하로 안전점검을 하던 중 발생한 이번 사고로 현장 관계자 3명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울산 화력발전소 해체 중 붕괴사고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또다시 해체공사 중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해체공사 관리체계 등 구조적 문제와 한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시공사는 물론 감리단, 지자체 및 정부 등 공공이 합심하여 대형 구조물 해체작업 시 안전관리수칙이나 해체 순서 및 주변 통제 요건 등을 체계화하고, 준수하는 모습이 필요해보입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최근 발생한 서소문고가 붕괴사고의 전후상황을 살펴보면서 반복되는 해체공사 중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구조적 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지난 26일, 서울 중구 중림동과 서소문동을 잇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 현장에서 상판 슬라브와 외부 가림막 일부가 붕괴됐습니다. 이 사고로 현장 관계자 3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사고 발생 당일 새벽, 상판 절단 중 슬라브가 2.9cm 침하된 것을 발견하여 철거공사를 중단하고, 안전진단을 실시하던 도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안전진단에는 철거 시공사인 흥화와 감리사인 수성엔지니어링 측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 도합 9명으로 구성된 합동 점검단이 투입됐는데요. 침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슬라브와 거더 사이에 들어간 상황에서 거더가 끊어지며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18개의 교각으로 구성된 도로로, 지난 1966년 준공됐는데요. 준공된 지 60년이 지난 만큼 노후화되면서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2018년 서울시가 실시한 종합평가안전점검에서 서소문고가는 B등급을 받았으나, 2019년 3월 콘크리트 패널 추락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데요. 재점검 결과 ▲주요 부재의 손상, ▲구조적 위험에 따른 사용 금지, ▲긴급보수보강이 필요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2021년 바닥판 탈락, 2024년 보 콘크리트 탈락과 보 강선 파손 등 노후로 인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바 있죠.

하지만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이후에도 예산 삭감, 설계 발주 지연 등으로 인해 철거 작업이 지연됐는데요. 결론적으로 지난해 9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공사는 2025년 4월 30일 착공,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됐는데요. 한번에 전체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 아닌, 구간별로 나누어 철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사고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공정 진행률은 86%에 달했는데요. 철거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경관이었던 S8~S9철도구간 슬라브를 절단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지겠지만, 일각에서는 공기 압박으로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당초 서소문고가 철거공사는 올해 5월 완료가 목표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철거 이후에는 바로 고가차도 신설 공사에 착수, 2028년 2월 준공할 계획이었는데요.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바로 아래에 경의선 철로가 통과하는 구간이라 공사 가능 시간이 일 3시간으로 짧은 데다 공사 종료일도 한차례 밀린 만큼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한 작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번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처럼 해체 및 철거 공사 중에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철거 및 해체공사의 특성상 발파 및 절단 작업이 주를 이루는 만큼 신축이나 증축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철거공사 이후에는 대개 신축 공사가 이어지다 보니 공기 압박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러한 공종 특수성으로 실제 건축이나 토목 등 공종을 가리지 않고 철거나 해체 공사 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와 같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2025년 11월,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중 해체 준비 작업 중인 높이 63m, 가로 25m, 세로 15.5m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죠. 이 사고로 작업자 9명 중 7명이 구조물에 매몰돼 목숨을 잃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요. 추후 조사에서 사전취약화 및 방호작업 이전에 하부 철골을 모두 제거한 상태로 작업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작업 순서가 바뀐 것이 참사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또한 2021년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현장에서도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며 시민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사고도 있었는데요. 해체 및 철거 공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중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결국 해체 및 철거공사 안전관리의 구조적 문제라는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국토부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 건설사고 사고사례 자료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토목, 건축공사 중 해체 및 철거공사에서 매해 200건대에 달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21년 194건(건축 145건, 토목 49건), ▲2022년 207건(건축 153건, 토목 54건), ▲2023년 232건(건축 176건, 토목 56건), ▲2024년 263건(건축 187건, 토목 76건), ▲2025년 248건(건축 182건, 토목 66건)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5년간 해체 및 철거공사 중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는 평균 20.6명에 달하는데요. 해체 및 철거공사 사망자 수는 고소작업이 많아 추락사고가 잦은 철근콘크리트공사, 철골공사의 뒤를 잇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재난정보학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체공사 재해의 주요 유형은 추락(38%), 붕괴(31%), 낙하(18%), 협착(8%) 등인데요. 주요 사고 원인으로는 작업계획서 부재(27%), 구조 안정성 검토 부족(24%), 안전 감리 미이행(18%), 작업자 안전교육 미흡(15%) 등이 지목됐습니다.


자세한 사고 경위와 시공 및 점검 과정상의 부실 여부는 현재 조사 단계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가 토목 해체 및 철거 공사의 안전 체계 미흡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읍니다. 해체 및 철거공사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이유 중 상당수는 해체계획에 따른 철거 순서 미준수, 보강 작업 미이행 때문인데요. 철거 공정이 정상 절차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적절한 보강을 실시했는지, 교량 등 토목 공사의 경우 적절한 운행 및 보행 통제를 실시했는지 등을 점검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후진국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합니다.
또한 이번 사고로 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진단 작업자 보호를 위한 안전 매뉴얼 수립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서소문 붕괴사고의 경우도 단차 발생 사실 인지 후에 붕괴 위험도나 추가 보강 계획 등을 파악하는 정밀 안전진단 작업 중에 발생한 것으로, 3명의 사망자도 모두 안전진단 담당자였는데요. 정밀 안전진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현재 대상물의 위험도가 높다는 뜻이지만, 정작 현장에서 이를 체크하는 담당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체계가 전무했던 탓에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작업자의 안전 보장을 위해 사전 보강 방법, 드론 등을 활용한 원격 점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더불어 토목 해체공사에서의 감리 체계 강화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건축물의 경우 건축물관리법에 따라 해체계획서를 작성하고 해체 감리까지 투입되지만, 교량 등의 토목 구조물에는 관련 규정이 없고, 별도 해체 감리가 투입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만큼 토목 구조물 해체공사 감리 관련 제도가 강화되어야 동일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안전진단에 앞서 붕괴 방지 작업이나 작업자들의 추락 방지를 위한 크레인 및 지지대 설치가 진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다만 작업 가능 시간이 하루 3시간뿐이고, 크레인 및 지지대 설치 등을 위해서는 선로를 전면 통제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건설사도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더 강화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철거공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시공 및 감리사는 철거계획과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정부는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제2의 서소문 붕괴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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