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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10억 시대, 재건축이 멈추는 진짜 이유

 

재건축 분담금이 수억 원대에 이르면서 ‘재건축으로 수익을 얻는 것은 옛말’이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압구정4구역의 경우 종전보다 작아진 평형을 배정받고도 12억 5천만 원가량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솟는 공사비가 분담금 급등을 견인한 결과로 분석되는데요. 분담금 상승은 사업성 저하로 직결되어 사업 지연을 초래하며, 조합 설립 단계에서부터 동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하여 사업 성사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정비사업 전반의 공급 절벽으로 귀결됩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분담금 폭등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짚어보고, 이것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수억 원씩 상승한 분담금, 흔들리는 재건축 사업성
  2. 분담금 폭등이 불러오는 도미노
  3. 재초환 이중 부담 논란? 서울시 사업성 보정계수의 한계
  4. 결국은 공급 절벽

 


 

1. 수억 원씩 상승한 분담금, 흔들리는 재건축 사업성


재건축 분담금은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조합원들이 나누어 부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분양가로 얻은 수익이 공사비용을 충당하지 못할 때, 조합원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계산 식은 다음과 같아요.


재건축 분담금=조합원 분양가액 – 조합원 권리가액

  • 조합원 권리가액: 조합원 종전자산 평가액 x 비례율
  • 비례율: (총 수입 – 총 사업비)/분양 대상자의 종전 자산 총 평가액

    → 통상 100% 내외였으나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40~60%까지 하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

 

공식에서 알 수 있듯 비례율이 하락하면 조합원의 권리가액이 감소하고, 분담금은 커지게 되는데요. 총 사업비, 즉 공사비가 증가하면 비례율은 작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담금도 함께 올랐습니다. 압구정4구역의 경우 101~104㎡(33평) 조합원은 전용 84㎡ (36평) 아파트 분양을 위해 9억 3385만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고, 전용 208~210㎡(69평) 소유주가 전용 139㎡(59평)을 분양 받기 위해선 약 12억 5776만 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펜트하우스의 분담금은 최소 17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에 달했죠.


압구정2구역은 전용 152㎡(46평) 조합원은 전용 128㎡(39평) 아파트 분양을 위해 10억 5700만원을 내야 하는데, 2024년 추정 당시 3억 2천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7억 원가량이 오른 수치입니다. 
개포주공 6, 7단지 분담금 역시 급등했는데요. 전용 83㎡ 소유자가 비슷한 평형 84㎡ 분양을 위해 1억원대의 분담금 지불해야 한다고 해요.

 

그렇다면 공사비가 대체 얼마나 증가했길래, 분담금이 수억 원씩이나 상승하게 된 것일까요?

 

출처: <월간건설시장동향 7월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6년 7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 대비 5.1%가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건설 부문의 비용 상승 압력이 통상 수준보다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시멘트와 레미콘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철근의 생산자물가지수와 시장가격지수가 상승하며 자재비 상승 압력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주거환경연구원의 2025년도 공사비 통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사비는 3.3㎡당 808만원으로 2021년 480만원 대비 68% 급등했다고 하는데요. 여의도 목화 아파트의 경우 공사비가 3.3 ㎡당 1,370만원을 기록했고 압구정∙성수 등 강남권 핵심 단지들은 1,100만원 이상을 책정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2025년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주비∙중도금 대출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이 40%로 축소되었고, 다주택자는 0%, 6억원 한도 등의 제한이 생기며 조합원의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또한 기존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에만 적용되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규정(도시정비법 제39조)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 적용되며 규제가 심화되었죠.

 


 

2. 분담금 폭등이 불러오는 도미노


그렇다면 높은 분담금이 어떻게 사업을 지연시키는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주비 대출은 개인 명의로 진행되지만, 조합이 금융기관과 미리 집단 대출 약정을 맺고 그 아래에서 실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계약이 조합 단위로 묶여 있는 것인데요. 문제는 다주택자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죠. 


철거 후 진행되는 재건축의 경우 기존 세입자들은 모두 이주를 해야 하는데, 이 때 다주택 소유주는 여러 명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합니다. 기존에는 이러한 이주비 대출을 은행에서 70%, 시공사 보증으로 30% 끌어올 수 있었다면, 현재 다주택 소유주는 대출이 막혀 있어 기존 시공사가 약속한 30% 보증만으로 이주비를 감당해야 하는데요. 소유주에게 현금이 없는 경우 이주가 지연되며 착공이 함께 지연됩니다. 소수의 자금 조달 실패가 전체 조합의 일정을 묶어두게 되는 것이죠.


또 당초 동의를 받아 조합이 설립되었더라도 사업 진행 중 공사비 급등, 분담금 재산정, 주담대 축소 등 조건이 달라지면 관리처분계획 변경이나 시공사와 이주비 조건 재협상을 위해 총회를 다시 열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반대표가 몰리면 안건이 부결되고 사업이 멈추기도 하죠. 실제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조합이 근린생활시설을 운동시설로 변경하며 사업비가 증가했고, 분담금이 1억 7천만 원에서 11억 7천만 원으로 급등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열린 총회에서 조합원 1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가결 정족수 100명에 미치지 못했죠. 지난 2월과 3월, 재투표가 이루어졌지만 잇따라 부결되었고, 시공사 현대건설은 사업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PF 신용 공여를 중단하고 연15% 수준의 지연 가산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준공 이후 관리처분계획 변경이 성사되지 않아 금융 위기까지 번지게 된 사례입니다. 


이처럼 분담금이 증가하게 되면 조합 내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은데요. 조합원 중에는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이들도 있고, 기존과 계속해서 달라지는 계획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죠. 이에 입주권을 포기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대 여론이 한 번 퍼지면 조합 설립이 위태로워지고 사업이 지연되는데요. 실제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472곳 중 115곳이 아직 조합 설립 이전 단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4곳 중 1곳이 여전히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죠.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아파트는 17년째 재건축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요, 최근에서야 여의도 일대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며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공사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다음 분담금 산정 시 비용 상승이 다시 반영되며 악순환이 발생하죠.

 


 

3. 재초환 이중 부담 논란? 서울시 사업성 보정계수의 한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재건축 후 집값이 많이 오를 경우, 오른 돈의 일부를 정부가 세금처럼 걷어가는 제도입니다. 재초환 부담금은 재건축으로 생긴 이익에 부과율을 곱해 산정되는데, 이익에서 공사비는 제외됩니다. 때문에 공사비가 비싸지면 이익이 줄어들어 재초환 부담금도 줄어들죠. 그러나 재초환 부담금 자체가 줄어들더라도, 분담금과 재초환이 별도로 부과된다는 점에서 '이중 부담' 논란은 여전합니다. ‘부담금 관리기본법’ 제5조에는 부담금이 이중으로 부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초환이 사실상 이중 부담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재초환 폐지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에요.


서울시는 2024년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인데요. 재건축, 재개발 사업성이 낮은 지역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지가, 기존 주택규모, 과밀 정도를 고려해 허용용적률을 최대 2배까지 높여주는 제도입니다. 즉 땅값이 싸고 사업성이 낮은 곳일수록, 건물을 더 높이 지을 수 있게 허용해주는 제도죠. 분양주택이 증가하면 분양수익도 함께 증가하고, 이것이 조합원 부담금 감소로 이어집니다. 지가가 낮을수록 혜택이 크기 때문에 강남권보다 강북∙서남권 등 사업이 멈춰 있던 곳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도봉구 방학신동아1단지는 보정계수를 적용 받아 용적률이 20%에서 40%로 상향되었고, 조합원 1인당 3,800만 원가량의 분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분담금 완화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공사비 상승이라는 원인 자체를 해결해주진 못합니다. 또한 용적률을 올려 세대수를 늘리는 방식이기에 일반 분양이 잘 팔려야 효과가 발생하는 구조이죠. 미분양이 생기면 오히려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4. 결국은 공급 절벽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과도한 분담금은 조합의 갈등을 불러오고, 사업을 지연시켜 결국 공급 절벽을 야기하는데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7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임대 제외)은 1만 3,019가구로 올해 예정 물량인 1만 7,210가구보다 24.35% 감소한 수치라고 해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주택 준공 실적 역시 크게 감소한 모습을 보였죠.


국토부는 올해와 내년 물량이 감소한 것을 2022~2023년 착공 부진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현재 분담금 갈등으로 착공이 미뤄지는 현장들도 수 년 뒤 공급 절벽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사는 분담금 갈등이 잦은 현장의 경우 착공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고, 사업성 보정계수 수혜 지역 등 인센티브로 사업성이 개선된 현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앞서 살펴보았던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사례처럼 관리처분 변경 총회가 반복 부결될 경우 PF가 끊어질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도급계약 단계에서 물가연동 조항을 명확히 하고 총회 부결 시나리오 별 대응 조항을 미리 넣어두어 대비할 수 있겠습니다. 


공급 절벽 국면에서도 자재 단가는 계속해서 상승하는데요,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 등의 문제로 발주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현장이 늘어나는 만큼 자재 장비사는 특정 현장 의존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장에 공급 선을 넓혀두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날이 심화되는 공사비 압박으로 인한 나비효과, 오늘은 그 중에서도 조합원 분담금이 가중되는 문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지방에는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고, 수도권은 공급 절벽이 발생하는 역설에 빠진 국내 건설이 자구책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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