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덕도 신공항이 공사비 급등과 컨소시엄 이탈 우려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원인과 그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김해공항을 대체할 관문공항으로 국토교통부가 추진해온 총사업비 10조원 이상의 국책사업, 가덕도 신공항이 공사비 문제로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총사업비는 유가·자재비 급등까지 겹치며 최대 1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고, 이 여파로 개항 목표마저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 밀렸습니다. 그런데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며 다시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어떤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당초 총사업비 10조5,300억원, 공사기간 84개월로 계획됐습니다. 하지만 2024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국토부와 협상 과정에서 연약 지반 안정화와 공사 기간 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공사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국토부는 공사기간을 106개월로 늘리고 총사업비를 10조7176억원으로 증액하여 공고를 냈고, 대우건설이 구성한 컨소시엄의 단독 입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잡힌 세부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5년 하반기 사업 정상화 방안 수립 → 2026년 3월 기본설계 착수 → 2026년 하반기 우선시공분 착공(11월 목표)

하지만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자재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입찰 당시 책정된 공사비로는 수익 확보가 어렵고, 적정 공사비가 책정되지 않을 시 컨소시엄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계약 체결이 어려워질 경우 한차례 미루었던 개항 목표일인 2035년에서 또다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처음 현대건설 입찰 당시에는 2023년 3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겨냥해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후 수정을 거쳐 2035년 개항으로 일정을 늦춘 상황입니다.
가덕도 신공항 공사비 문제의 출발점은 국제유가와 자재비 급등입니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유류비와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 가격이 뛰었고, 이는 공사 원가 전반을 끌어올렸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오른 물가를 공사비에 반영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의 물가변동 계약금액 조정 제도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90일이 지나고 품목조정률이 3% 이상 변동해야 적용되는, 계약이 이미 체결된 이후에만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총사업비관리지침 역시 계약 체결 후 조정폭이 자동조정 범위를 넘을 때 조달청 사전검토와 기획재정부 협의를 요구하는 절차일 뿐, 계약 체결 전 구간을 커버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는 설계 단계에 있고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가덕도 신공항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이 두 장치 중 어느 것도 발동할 수 없는 셈입니다.
이대로라면 결과는 명확합니다. 처음 입찰 공고 당시 책정된 공사비만 그대로 지급받고, 그 사이 오른 물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컨소시엄 포기입니다. 만약 공사비 증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초 계획했던 연내 착공은 물론 사업 자체가 다시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사비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가덕도 신공항의 리스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전체 매립 구간의 59%가 해상 매립으로 이뤄지는 국내 최대 규모 사업이며, 해저 60m 깊이의 초연약지반과 고파랑·태풍 영향까지 겹쳐 세계적 수준의 시공 난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대건설은 이 부분에서 공사 기간 연장을 요구했던 것이고, 현재는 대우건설이 시공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해상 공사에서는 초기 설계와 지반 분석이 조금만 흔들려도 공사 기간과 비용이 동시에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목표로 하는 이르면 11월, 늦어도 연말 착공이 이루어지더라도, 공사가 본격화된 이후 이런 변수가 발생한다면 106개월에 이르는 공사기간 전체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난이도를 감당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 연결도로(총연장 62km, 4억4,000만 달러 규모)를 연약지반 위에서 완공했고, 부산~거제 거가대로 구간에서는 수심 48m 연약지반에 세계 최장 규모 해저 침매터널을 오차범위 5cm 이내로 시공한 실적이 있습니다. 회사 측도 이 실적을 앞세워 "지반 공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산업의역군 기업 후기에서 가덕도를 검색했을 때 여러 건의 현직자 리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우건설이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초대형 해상 토목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진행 의지가 강하고,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여러 협력 업체들과 논의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토교통부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에 한해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특례가 실제로 적용되면 본계약 전 물가 변동분 일부를 공사비에 반영할 길이 열려, 지역 건설사들의 탈퇴 움직임도 진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지침 변경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실제 반영 여부와 시점은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특례가 반영되지 않고 지역 건설사들이 실제로 탈퇴한다면,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하는 데 추가 시간이 소요되면서 공정 지연이 한 번 더 겹칠 수 있습니다. 이미 개항 목표를 2029년에서 2035년으로 한 차례 늦춘 전례가 있는 만큼, 공사비 갈등이 길어질 경우 2035년 목표 역시 다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핵심은 "물가 상승분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라는 계약 구조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국토부의 특례 검토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가덕도 신공항의 다음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컨소시엄에서 기업이 계속 빠지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나요?
A. 현재까지는 주관사인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19개사가 재입찰에 참여한 상태라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역 건설사 13곳이 실제로 탈퇴할 경우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해야 해 공정 지연 가능성은 있습니다.
Q. 공사비가 오르면 결국 누가 부담하나요?
A. 현행 계약 구조상 본계약 체결 전 물가 상승분은 시공사가 우선 떠안는 구조입니다. 국토부가 검토 중인 총사업비 관리지침 특례가 반영되면 정부와 시공사가 상승분을 나눠 부담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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