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중동전쟁 이슈로 건설공사비지수가 오르는 상황에서 현실화된 현대건설 증액 요청에 대하여 다뤄보겠습니다.
"공사비가 오를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2026년 2월 건설공사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현대건설이 서울 내 정비사업 현장 4곳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중동전쟁으로 시작된 원자재 불안이 건설 현장 공문 한 장으로 이어지기까지의 흐름을 금주 산업의역군에서 짚어봤습니다.
목차
건설공사비지수란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비·노무비·장비비 등의 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건설현장에서 쓰는 것들의 물가지수"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서 1개월 단위로 매월 말 발표하고 있습니다.
우선 산업의역군 공공소식에서 건설 공사비 지수를 검색합니다. 제목 클릭 시 바로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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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기준(100)으로2026년 2월 기준 지수는 133.69를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2020년: 100.0 → 2022년: 약 115 → 2024년: 약 129 → 2026년 2월: 133.69 (역대 최고)로 6년 새 33% 넘게 오른 셈입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8% 올랐지만, 건설공사비는 34% 뛰었고 수치로만 비교했을 때 거의 두 배 속도입니다. 물론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는 조사 품목과 산정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반 물가 상승률의 약 1.8배에 달하는 수치는, 건설 현장이 그만큼 더 가혹한 비용 압박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로 읽힐 수 있습니다.
건설공사비 상승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요. 주로 인건비상승, 원자재수급, 물가상승, 환율변동, 금리변동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2026년 3월까지 건설공사비 상승의 결정적 외부 변수는 단연코 중동 분쟁입니다. 중동 분쟁은 표면적인 석유 공급 차질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현장과도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인과관계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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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흔히 쓰는 자재들 — 타일용 에폭시 접착제, 도장용 프라이머·신나, 욕실 천장재 등 — 은 대부분 석유화학 계열입니다. 중동 정세가 흔들리면 그 여파가 곧바로 현장 자재비로 직결되는 구조이죠.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인건비 상승, 환율 급등까지 더해지며 공사비 부담은 중첩적으로 커졌습니다.
건설 산업 특성상 계약 직후 바로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약 당시 책정한 예산으로 착공하면 구조적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더 높은 공사 비용을 요구할 수밖에 없어요. 초기에 수주 당시 사업비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발주자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입니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은 2026년 3월입니다. 한달 사이 현대건설은 서울 내 정비사업 현장 4곳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잇따라 발송한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단순 요청이 아니라 도급계약서 내 불가항력 조항과 에스컬레이션(물가연동) 조항을 법적 근거로 명시한 것이지요.
불가항력 조항은 천재지변, 전쟁, 파업 등 당사자의 통제 밖에 있는 사유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책임을 면제해주는 조항입니다.
즉, 이번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은 현대건설이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액 요청은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조합 입장에서는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면 그만큼 공사 기간이 지연됩니다. 만약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새로운 계약 시에 공사비가 이미 상승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증액 요청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이죠. 그렇기에 시공사와 조합간의 합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현대건설의 구체적인 증액 요구를 산업의역군 자료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구역별로 공개된 정보가 다릅니다).
마천 4 재정비촉진구역(착공 전)

5년 새 공사비가 75% 이상 뛴 셈으로, 4개 현장 중 조합원 분담금 충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계약 당시 하이엔드 브랜드인 DH를 채택한 것이 공사비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조 1구역(공사 중)


대조 1구역은 조합 집행부 소송과 공사비 1,800억원 미지급으로 무려 1년 반 동안 공사가 중단되었던 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이 이번 공문으로 또 다시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착공 전)

등촌1구역(공사 중)


재개발 여파
한 시공사가 같은 시기에 4개 현장에 공문을 발송한 것은 단순한 개별 요청이 아닌, 업계 전반의 공사비 재조정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입니다.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으로 불리는 서울 최대 재개발 사업 지역에도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계약을 체결한 조합이라면, 계약서 내 물가변동 조항을 지금 당장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건설공사비지수 133은 얼마나 높은 수준인가요?
A. 2020년을 100 기준으로 삼았을 때 6년 만에 33% 이상 오른 수치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입니다. 계약 당시 책정한 공사비로 현재 자재·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Q. 불가항력 조항으로 증액을 요청하면 조합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해당 사유가 계약서상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조합이 따져볼 수 있으며, 협의 결렬 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항의 해석 범위가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공사가 지연되는 리스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쉽사리 법적 해석을 따지기 어렵습니다.
Q. 공사비 증액 요청이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인가요?
A. 아닙니다. 2022년 둔촌주공에서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수개월 중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자재비·인건비 급등이 원인이었으며, 이번 현대건설 요청은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18.4%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는 33.7% 올랐습니다. 일반 물가보다 약 두 배 빠른 속도로 현장 비용이 치솟는 동안, 계약서에 명시된 사업비는 그대로였습니다.
현대건설의 공문은 그 누적된 격차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입니다. 4개 현장에 동시에 발송됐다는 사실은 한 시공사의 개별 요청이 아닌, 구조적 압박이 표면으로 올라온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앞으로 이 요청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지, 그리고 협의 결과가 향후 정비사업 계약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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