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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리포트②] 주택시장 흔든 전세사기, 월세 시대 오나

 

1편 ‘[전세사기 리포트] 반복되는 전세사기, 4만 건 육박에도 예방책 제로’에서는 2023년 특별법 제정 이후 누적 약 4만 건에 달한 전세사기 현황과 국가 지원책의 한계를 짚어보았습니다. 사전 예방책은 부재하고, 사후 구제책마저 절차 지연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구조적 공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전세사기의 파장은 피해자 개인에게 머물지 않았습니다. 전세 기피가 확산되며 임대차 시장 전반이 월세로 재편되고, 급기야 전세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쟁까지 불붙고 있죠. 본 2편에서는 전세사기가 불러온 시장의 균열과 전세 존폐 논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세사기가 부른 월세화, 치솟는 주거비
  2. 전세, 사라지게 둬도 될까?
    1. 사라지는 전세: 무너지는 주거 사다리
    2. 전세 없는 한국: 모기지라는 숙제

 



 

전세사기 단계별 공백 정리: 사전예방 실패, 사후구제 실패
▲ 1편 요약: 전세사기 단계별 공백

 

1. 전세사기가 부른 월세화, 치솟는 주거비


전세사기는 피해자에게 막대한 재산 피해와 주거불안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 시장을 휘청이게 하는 연쇄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전세 폐지와 월세화 개념 이미지 – 주택과 보증금을 상징하는 3D 아이콘
▲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 추이 (자료: 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


올해 1~3월 누계로 전국 주택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8.6%를 기록했고, 서울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은 70%를 넘었다고 해요. 이는 특히 오피스텔∙다세대 등의 비아파트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동일 조건 매물이 거의 없는 비아파트는 시세 파악이 어려워 전세가를 부풀리기 쉽고, 전세가율이 높아 깡통전세가 되기 쉬운 구조이기에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전세를 기피하는 수요자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죠.

 

이처럼 전세사기는 전세 수요를 위축시키고 월세화를 심화시키는데요. 여기에 고금리∙임대차3법 후폭풍까지 겹쳐지면서 월세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전세사기로 인해 전세 기피 경향이 커지면 집주인은 임대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판단 하에 신규 임대사업을 확대하지 않는데요. 이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기존 공급 절벽 흐름과 맞물려 결국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죠.

 

이러한 와중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2025년 말 147만원을 돌파했는데요. 전세 공급이 위축되며 전∙월세 주택의 주거비가 상승하고, 서민 주거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전세 존치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2. 전세, 사라지게 둬도 될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에 대해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 “일종의 사금융”이라고 언급하며 전세 물량 감소는 “정상화 과정 중 일부”라는 인식을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전세가 축소되며 나타나는 월세화 현상은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일까요?

 

 

2-1. 사라지는 전세: 무너지는 주거 사다리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면 부동산 시장이 건전성을 되찾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 가중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전세는 보증금을 맡긴 후 차곡차곡 돈을 모을 수 있어 청년층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로 작용해왔는데요. 그러나 잇따른 전세사기와 그로 인한 공급 위축으로 점차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죠. 매달 월세를 지출하게 되면 추가 저축이 어려워 목돈 마련이 어려워지고, 내 집 마련은 더욱 먼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세 공급 절벽과 월세화가 맞물리며 전∙월세 모두 치솟는 강세 현상이 확산되고 있죠. 결국 청년층, 무주택 서민들에게 더욱 불리한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이러한 월세화 현상에 대해 "전세가 안정화되면서 사라지는 것이 맞는데 현재는 전세가격 상승분이 월세로 옮겨가고 있다"며 "정책이 월세를 만들어 내고 있고, 현재의 월세화는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가중시키는 나쁜 월세화"라고 설명했습니다.

 

 

2-2. 전세 없는 한국: 모기지라는 숙제


이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1960~70년대 경제 고도성장기에 금리가 연 20~30%이던 시절, 집주인은 세입자가 지불한 보증금으로 이자 수익을 내고 세입자는 월세보다 저렴하게 거주하며 상호이익을 얻는 구조가 형성되었죠. 전세 자체가 고금리∙집값상승을 전제로 작동하는 구조인데요. 그런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임대인들은 저축 대신 갭투자를 시작했고, 2022년 금리 급등과 집값 하락이 겹치면서 갭투자가 붕괴되어 임대인들은 보증금 반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때문에 손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속출하게 되었죠. 


실제 서울 갭투자 비중은 2020년 51.6%에서 2022년 56.9%까지 치솟으며 주택 거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아파트 구입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서, 갭투자 비중은 21.2%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죠. 전세가 갭투자의 연료로 작용해 온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광수 대표는 이러한 전세를 ‘제도가 아닌 현상’이라고 규정합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은행이 중심이 되는 ‘모기지(Mortgage)’ 형태의 주택금융이 부재했던 공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죠. 모기지는 곧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돈을 갚지 못하면 은행이 집을 팔아 회수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30~40년간 원리금 분할상환이 가능한 모기지는 전세 없이 서민들에게 집을 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줍니다. 미국, 영국 등이 이러한 제도를 취하고 있죠. 그런데 현재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LTV, DSR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 전세를 대신해 주거 사다리로 작용하기엔 미흡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대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전세를 폐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폐지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월세화가 심화되며 전세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그 속도를 따라갈 만큼 월세 시장의 안전망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건은 전세의 존폐가 아닌, 줄어드는 전세 공백을 메울 대책 마련입니다.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대신할 초장기 모기지 정비, 임대 주택 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 법제 마련이 병행될 때 비로소 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 마련될 것입니다. 특히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건설업계에 직접적인 사업 기회로 다가옵니다. 민간 임대 위축으로 벌어진 공급 공백을 메워야 하는 만큼, 관련 발주와 정책 동향을 주시하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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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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