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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로봇이 대체한 고위험 직종, 숙련 기술은 어디로

 

자재를 나르고, 용접을 하고, 바닥을 미장하는 로봇. 지난 24일부터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은 이런 미래형 건설현장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전시장 밖 현장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이죠. 지난 인사이트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과 대형사와 중소사의 양극화를 조명했다면, 본 콘텐츠에서는 건설현장 로봇 도입 현황과 로봇이 가져오는 경제성, 현장에 불러올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현장에 배치되는 건설 로봇
  2. 로봇을 도입하는 게 경제적일까?
  3. 숙련 기술은 어디로 - 로봇 도입 이후 현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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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 AI 도입의 역설, 또 다시 양극화
 


1. 현장에 배치되는 건설 로봇


최근 건설업은 소프트웨어AI를 넘어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물리적으로 활동하는 ‘피지컬AI’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죠. 현재 어떤 로봇들이 공사장을 돌아다니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업들의 건설로봇 현장배치 사례

 
현대건설은 자재 운반 로봇, 타공 로봇, 커튼월 설치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커튼월 공사는 골조에 유리∙알류미늄 패널을 부착해 외관을 완성하는 시공 단계로, 고층 작업자가 매달린 상태에서 대형 유리 패널을 정위치에 고정해야 하는 고난도∙고위험 공정입니다. 패널의 정밀한 위치 정렬과 높은 반복성이 요구된다는 공정 특성상 로봇 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해당 공정에 로봇이 우선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물산은 철골 구조물 볼트를 체결하는 자동화 로봇을 개발해 고소 작업 위험을 줄이고, 자율주행 지게차와 자재 운반 로봇, 청소 로봇, 살수 드론, 웨어러블 로봇 등을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에서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고위험∙반복성 높은 공정에 로봇을 도입해 안정성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영상과 음성을 인식하는 AI 드론을 현장 사각지대 순찰에 투입해 위험 요소를 탐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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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GS건설은 로봇 전문기업 대동로보틱스와 ‘AI 필드로봇 활용 건설현장 자동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건설현장에 자율주행 로봇(피지컬 AI)을 적용하기 위한 실증부터 최적화 모델 개발까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는 두산밥캣이 작업자의 음성 명령만으로 건설장비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LLM 기반 음성 제어 기술을 선보였고,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차세대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사뿐 아니라 건설기계 업체들도 AX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시점입니다.

 

건설 로봇 도입은 AI 기술을 구축할 기술력과 자본이라는 기반 위에 비로소 가능해지는데요. BIM이 구축된 현장에 피지컬 AI가 파견될 때, 로봇은 현장 데이터 위에서 의미 있게 작동합니다. 사족보행 로봇개, AI 드론 등 스캔 로봇이 인간의 발이 닿지 않는 현장을 스캔해 BIM에 추가하고, 다른 피지컬AI 로봇들은 더욱 정밀해진 BIM을 토대로 시공을 진행하게 되죠. 이러한 구조는 대형사와 중소사의 기술 도입 양극화를 심화시킵니다.

 


 

2. 로봇을 도입하는 게 경제적일까?


 

출처: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무인 외벽 도장 로봇을 도입한 결과, 작업시간은 도장면적 120㎡ 기준 120분에서 7분으로 17배 단축되었고, 공사비는 27% 절감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투자회수기간을 계산하기는 어려운데요. 실제 현장소장이나 시공사가 로봇 도입을 결정할 때 고려할 점은 다소 복잡합니다. 


우선, 로봇 구매∙임대에 투자한 초기비용을 회수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하나의 로봇을 다수의 프로젝트에 재투입해야 이익이 커지죠. 여기에 고소∙고위험 공정에 투입되는 로봇이 절감해주는 잠재적 안전사고 비용, 공기 단축에 따른 지연 리스크 감소까지 더해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많아 로봇 한 대를 도입했을 때의 경제성을 단순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농업 로봇에 주력하던 대동로보틱스는 공장∙건설현장 등 산업 분야로 로봇 개발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형 로봇(RaaS)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RaaS는 로봇을 사는 것이 아니라, 구독료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봇과 AI소프트웨어, 유지보수, 고장 시 교체, 원격지원까지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받을 수 있죠. RaaS가 상용화 될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이 거의 없어져 실무자의 손익분기점 계산법은 또 다시 달라지게 됩니다. 


현재 건설로봇은 대부분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GS건설과 대동로보틱스의 MOU또한 상용화가 아닌 현장 실증을 통해 로봇의 성능과 안전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죠. 때문에 현재로서 건설사가 계산해야 할 것은 ‘완성된 로봇을 구매할지’가 아니라, ‘아직 검증 중인 로봇의 첫 실증 현장이 될지’입니다. 


그렇다면 실증의 관문을 넘은 로봇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대체할까요?

 


 

3. 숙련 기술은 어디로 – 로봇 도입 이후 현장의 변화


건설로봇은 주로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대체하는데요. 문제는 고위험 직무의 상당 부분이 숙련도를 요하는 직무라는 점입니다. 외벽 도장, 용접, 타워크레인 운용 등 숙련도가 없으면 위험한 직종에 로봇을 도입하게 되면서 현장 인부들의 위험도는 낮아졌지만, 현장 경험을 쌓아 숙련하는 기술 단절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고위험이 곧 고임금으로 이어지던 구조가 무너지게 되면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 협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러나 현재 숙련공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기에 건설로봇의 도입은 필요합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2026년 3월 국내 건설업 기능인력의 평균연령은 51.8세로, 총 131만 3천명 중 약 81%가 40대 이상에 속합니다. 현장에 남은 5060의 기술을 전수받을 청년층이 부재하다는 것은 숙련공의 공백이 진행중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로봇이 숙련공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은 힘을 잃고, 건설로봇의 상용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죠. 

 

로봇이 현장에 도입될 경우, 현장 기술 생태계는 어떻게 재편될까요?


건설업은 도제식(제자가 스승의 실무를 보조하며 기술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기술 전수가 이루어지는데요. 로봇이 해당 기술 데이터를 학습하여 숙련공의 기술을 자산화 하게 되면 5060의 기술을 전수받을 견습생이 없더라도 기술 단절 우려는 사라지게 됩니다. 실제 에이로봇은 VR기기를 통해 로봇과 연결하여 숙련된 기술을 피지컬AI로 이식하는 시스템을 공개했죠. 엄윤설 대표는 위험도가 높아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과 건설 현장이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투입될 수 있는 분야”라고 언급하며, 2028년 제조 공장을 시작으로 이후 조선∙건설 현장까지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로봇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 컬렉터’라는 새로운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도 밝혔는데요. 도장공∙용접공의 손기술이 로봇으로 옮겨가는 대신, 그 손기술을 데이터로 옮기는 새로운 직무가 현장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숙련기술 자산화에도 한계점이 존재하는데요. 로봇이 배우고 실현하는 것은 과거의 재현일뿐, 갱신되는 지식이 아닙니다. 새로운 자재, 새로운 공법, 새로운 현장 조건이 등장했을 때 유연한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또한 로봇이 전수받은 기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현장에 부재할 경우, 로봇의 오류를 검증할 수 없어지죠. 건설은 구조 안전 문제에 균열이 생길 경우 이후에 크게 드러나는 산업이기에 검증 공백을 메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토교통기술대전으로 입증된 화려한 기술들이 현장으로 이식되고 있습니다. 실제 건설 로봇의 투입이 인력난을 해소하고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의 현장의 기술과 사람은 어떻게 재편될지 실증과 경제성 검증에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그 시험대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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