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기

원청 도산이 하도급으로, 지방 건설업 연쇄 피해의 실체

지방 건설사 폐업 사슬 썸네일 – 원청 도산이 불러온 지방 건설 생태계 위기, 수도권과 지방의 갈림길, 끊어지는 체인 그래픽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1,900곳이 넘는 건설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건설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중소 건설사였습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지난 4월 기준 13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중소사 자금난이 가중되었고, 전문건설업의 폐업건수는 최근 5년 새 35%가 급증했죠. 악성 미분양까지 몰린 지방의 경우 시공능력 순위 상위권을 자랑하던 중견 건설사까지 폐업 신고를 하는 등 그 심각성이 드러났는데요. 원청이 부도로 도산하게 되면 현장에 있던 하도급들은 어떻게 될까요? 본 콘텐츠에서는 비수도권의 건설사 줄도산 문제를 조명하고, 이것이 지역 생태계의 피해로 확산되는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계속되는 건설사 폐업 문제
  2. 원청 도산이 각종 피해로 이어지는 연쇄 사슬
  3. 회복 생태계의 양극화

 


 

1. 계속되는 건설사 폐업 문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건설지표의 회복을 전망했지만, 건설사의 폐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종합·전문건설업 폐업신고 추이 그래프 – 종합건설업 2020년 347건→2025년 675건, 전문건설업 2020년 2200건→2024년 3034건 정점 후 2026년 6월 1746건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폐업 건수는 2023년 급등하였습니다. 2022년 말 일어난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 때문이죠. 이후 PF 금리가 폭등하면서 꽤 규모가 크던 중견사들이 연쇄 회생절차를 밟았고, 결국 1군 대형 종합건설사인 태영건설마저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원자재값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지방 악성 미분양 사태가 현재까지 이어져오면서 건설 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방에서 더욱 두드러졌는데요, 대형 종합건설사들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나가면서 신규 물량과 자금이 우량 기업에 편중되었죠. 반면 비수도권은 악성 미분양 주택 물량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업비 회수가 지연될수록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30대 건설사 수주 쏠림 현황 막대그래프 – 수주건수 35.1%, 수주금액 60%를 차지하는 30대 건설사 비중


종합건설사 내에서도 수주 쏠림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산업의역군 수주DB에 따르면 시공능력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의 최근 1년 수주 건수는 전체 3,677건 중 1,289건으로 35.1%를 차지했고, 수주 금액은 전체 269조 4,100억원 중 161조 5,823억으로 무려 60%를 차지했습니다. 


대형건설사와의 협력업체 등록은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규모가 있는 전문건설사들이 벤더망에 들어가 있죠. 때문에 대형사 쏠림이 커질수록 대형사와 거래하는 전문건설사와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매출을 종합건설사의 하도급 물량에 의존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은 원청의 경영 상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비수도권의 중소 종합건설사의 수주 물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얻는 직접적 타격과, 추후 원청의 재무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하도급 전문건설사가 져야 할 잠재적 리스크가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전남지역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재를 미리 확보할 수 있고 금융권과의 자금 거래에서도 우위에 있지만, 중소업체는 자재 가격 등이 오르면 그대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광주, 전남처럼 지방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체감 위기가 수도권보다 훨씬 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비수도권에 집중된 악성 미분양, 중소 건설사 연쇄 부도

 


 

2. 원청 도산이 각종 피해로 이어지는 연쇄 사슬


실제 원청이 도산하면서 하도급 대금이 미지급 되고, 현장 중단까지 이어졌던 사례가 있었죠. 광주광역시의 중견 종합건설사 ‘한국건설’의 이야기입니다. 한국건설은 광주에 ‘아델리움’ 브랜드를 런칭하며 인지도를 올렸고, 2023년 시공능력평가 9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월, 주택 분양자 및 전세 계약자들에게 무이자 중도금대출을 해주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건설은 은행에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고 입주예정자들에게 이자 지급 책임이 돌아가게 되었는데요. 무등산 2단지, 광주역, 동구뉴시티, 광주공원 4개 현장에서 사업 포기를 선언해 HUG 보증사고현장으로 지정되었고, 한국건설과 협력하던 감리업체들도 대금을 수개월째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며 한국건설의 자금난이 가시화되었습니다. 한국건설은 2024년 4월 광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는데요, 7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을 받고 2026년 1월 회생계획을 인가받았습니다. 


회생절차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지만 회복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파산 대신 채무를 조정해 사업을 지속하도록 하는 법적 절차를 뜻합니다.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결정하면 공식적으로 절차가 시작되고, 채권자들과 협의하여 ‘빚을 어떻게 갚을지’ 회생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 계획을 법원이 최종 승인하는 것이 회생계획 인가 단계입니다. 계획을 모두 이행하고 나면 회생절차가 종결되고, 정상 기업으로 복귀하게 되는 것이죠. 현재 한국건설은 회생계획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는 단계를 지나고 있습니다.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25년 246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원청이 회생절차를 밟게 될 경우 하도급 업체들은 어떻게 될까요? 원청이 자금난에 빠지면 현장에 공사 중이던 하도급들은 그동안 공사에 들인 비용을 지급받지 못합니다. 하도급사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고, 발주처에게도 피해가 돌아가죠. 주택 분양이 이루어진 프로젝트의 경우 수분양자까지 피해범위가 확대됩니다. HUG 분양보증에 가입한 사업장의 경우 수분양자는 HUG로부터 계약금∙중도금을 받게 되는데요. HUG는 보증금 회수를 위해 미완성 부동산을 대폭 할인된 값에 공매에 넘기지만, 부동산 불경기와 지방이라는 이유 등으로 유찰되기 일쑤입니다. 결국 공적 보증기금 HUG가 손실을 흡수하게 되는 것이죠. 실제 한국건설 광주 사업장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2년이 넘게 공사장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에게 오롯이 돌아갔습니다. HUG는 몇 년간 이어진 보증 사고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었죠. 


HUG는 평상시 보증료 수입으로 자체 운영되지만, 보증금 회수가 지연되고 대위변제가 누적되는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 출자금을 받게 됩니다. 이는 곧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설사 도산이 공적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울산-경주를 잇는 국도 건설에 참여하던 컨소시엄의 주관사 한일건설이 경영 악화로 공사를 포기하게 되면서, 공사현장이 4개월 가까이 멈춘 사례는 원청 경영난의 피해가 공공 인프라에까지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신동아건설이 관리회사에 위탁관리수수료를 지급하지 못해 채권 신고 절차를 밟은 사례는 시공 단계뿐 아니라 사후 단계에서도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3. 회복 생태계의 양극화


이러한 연쇄적 피해의 회복 속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격차를 보입니다. 우선, HUG 공매 사업장 자체가 지방에 몰려 있고, 지방 소재가 매각 난항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한국건설의 프로젝트였던 광주 산수동 한국 아델리움은 사고금액 797억원 중 36%인 290억만 회수되었고, 제주 조천 레이크샤이어(120억 원)와 울산 청량 신일해피트리(2,237억 원)는 여전히 유찰 상태입니다. 제주∙전북∙광주∙대구 등에 위치한 사업장에 대해 수 차례 대규모 매각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비수도권은 원청이 무너질 경우 회복 경로 자체에 큰 병목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6년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가 이를 뒷받침하는데요, 지난 4월 전국 종합 경기체감 지수는 수도권은 35.2로 전월(32.0) 대비 소폭 개선된 반면, 지방은 23.2로 전월(40.7) 대비 급락한 모습을 보였죠. 
위기 대응 방식에서도 차이가 엿보였습니다. 대형사들은 희망퇴직·인력 감축(10대사 중 8곳 본사인력 감소)으로 버티는 쪽을 택한 반면, 한국건설·남양건설·신일처럼 프로젝트 하나의 중단이 곧장 부도·법정관리로 이어진 곳들은 대부분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였죠. 지역적 격차에 기업의 규모로 인한 자금의 한계가 겹친 복합적 결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의 대형사들은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에 주력하며 수주 몸집을 키워 나가는 한편, 중소형 종합건설업체와 대다수의 전문건설업체들은 취약한 재무 환경에 놓여 있는 현 상황을 살펴보았습니다. 비수도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중소형 건설사들은 대형사들과 처음부터 다른 스타트라인에 서 있죠.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라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문제 위에 성벽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2028년까지 준공 전 미분양주택 1만 가구를 매입하는 ‘안심환매’ 사업과 지방건설경기 활성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하반기부터는 천 만원 이하 소액공사를 제외한 모든 건설 하도급 거래에 대금 지급보증을 의무화하여 최소한의 안전판을 넓히고 있는데요. 이러한 조치들이 지방 건설사의 수주 절벽 자체를 해소하지는 못합니다. 다음 분기 폐업∙부도 통계가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양극화가 그대로 굳어지는지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 모든 산군 콘텐츠는 관련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무단전재, 재배포할 경우 법적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현장, 실제로 안전할까?
평판DB로 현직자 후기 확인하기

바로가기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공유하기

추천 콘텐츠

이런 질문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