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국토교통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수도권 아파트 10만호 조기 착공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방침을 발표하며 공실이 누적된 지식산업센터의 용도변경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번 방침에는 현재 대다수가 공실로 남아있는 지식산업센터를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요. 신축보다는 기존 건축물을 활용해 수도권 비아파트 수요를 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해소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지식산업센터의 성장과 침체 과정을 짚어보고, 정부의 용도전환 정책이 건설업계에 가져올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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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익숙한 단어일텐데요, 지식산업센터는 건물 한 동에 여러 회사가 나눠 들어가 있는 건물로 흔히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는 2001년부터 매년 연평균 17.2%씩 증가했고, 2019년부터는 준공면적이 2배 이상 급증하며 연평균 약 100만평 이상 공급되었다고 해요. 특히 2019년에서 2023년까지 5년간 준공된 면적이 전체 누적 면적의 49.9%로, 과거 전체 공급량과 맞먹는 규모이죠. 제도 도입 초기에는 사업 시행자가 공공으로 한정되었지만, 1995년부터 민간 참여가 허용되며 2024년까지 지식산업센터의 93%가 민간 공급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업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물량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되었죠.
이처럼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급격히 몸집을 늘리게 된 것은 2020년~2021년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지식산업센터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대출 규제가 비교적 느슨하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며(다주택자 제재에 해당X) 취득세, 재산세 감면 혜택 등 장점이 많았죠. 또한 제조업, IT기업, 스타트업 등 실제 기업들의 수요가 꾸준히 있었는데요. 분양이 잘 되자 건설사들도 경쟁적으로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테라타워’ 등 브랜드형 지식산업센터가 생겨날 정도였죠.
이렇게 승승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던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침체된 요인으로는 여러가지 분석이 존재합니다.
시장 과열 당시 직접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의 실수요보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의 분양이 크게 늘었는데요. 이로 인해 실제 기업의 수보다 더 많은 지식산업센터가 지어졌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연간 약110만㎡ 적정 공급량 기준) 2016~2023년 초과 공급 면적이 1,467만㎡으로, 신규 공급을 모두 멈춘다고 가정해도 남아있는 물량을 소화하기까지 13년이 걸린다고 해요.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요, 경기도 지식산업센터 기준 추정치로는 경기 전체의 공실률이 43%, 2020년 이후 준공된 지산 기준 49.4%에 달하죠. 다만 이 수치는 공급이 특히 폭증한 하남·화성·남양주 등은 자료 한계로 제외된 값으로, 이 지역들을 포함하면 실제 공실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이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이전처럼 대출을 받아 분양을 하거나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는 거래 감소, 분양 미달, 미분양 증가로 이어졌죠. 중소기업 경기동향지수 역시 하락하며 실수요 또한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외에도 코로나 이후 기업이 사무실을 줄이거나 오피스 수요가 감소한 원인, 지식산업센터가 업종 제한을 두고 있어 공실 해소가 어렵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언급됩니다. 현재도 매년 신규 물량이 공급되고 있지만, 파이프라인은 확연히 축소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미 승인 난 물량이 계속 완공되고 있어 실제 준공 속도 자체는 아직 크게 꺾이지 않았는데요. 이에 정부가 용도변경 카드를 꺼내게 된 것이죠.
기존에는 지식산업센터에 있는 상가 일부, 지원시설 구역 등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오피스텔이 가능했지만, 공장, 사무실 등 지식산업센터의 본체를 오피스텔로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란이 일어났고, 수도권에는 비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이에 국토부는 지식산업센터의 주거시설 용도변경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 등을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도 한시적으로 완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공실 상태인 지식산업센터의 기숙사 입주자격도 완화하여 인근 근로자까지 입주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죠.
국토부는 이처럼 공실 상가, 오피스의 용도 변경을 통해 향후 2년간 약 1.5만호, 2030년까지 3.3만호 이상의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요. 이는 2022~2024년 PF 위축과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 착공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리모델링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통해 단기간 내 주택 공급을 보완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오피스텔 전환은 정부 지원 하에 이루어질 예정으로, LH가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하여 올해 약 2,000호 규모의 비주거시설을 매입하고 리모델링하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또한 주거시설 전환 네트워크 센터를 운영하여 사업 컨설팅, 설계 지원, 시공사 매칭, 표준 리모델링 평면 제공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에 더해 기금대출, 모기지 보증 등 금융 지원을 신설하고 비아파트 사업 전용 PF보증 등 특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이 실효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함께 마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지식산업센터 용도변경 시장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주목받고 있죠.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리모델링이 중심이 되는 만큼, 설계·인허가·리모델링 시공 등 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진출이 쉽지 않은 중소 건설사에게는 새로운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실제 시장 규모와 사업 활성화 여부는 개별 사업의 사업성, 금융 지원, 수요 확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용도변경 허용은 리모델링 전문 건설사, 설계사무소, CM사, 인테리어 업체, 기계전기 설비 업체,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시장에 포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주목할 점은 정부가 이제 기존 건축물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정부는 계속해서 빈 상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를 주거 공간으로 공급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죠.
LH는 서울∙수도권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약정 공모를 시행하여 올해 2,000가구를 먼저 공급하고 2027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매입 대상은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15개 시∙구로, 최근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구리시, 용인 기흥구, 화성 동탄구가 추가되면서 매입 대상이 넓어졌죠. 또한 기존 상가·오피스·숙박시설에 더해 지식산업센터 내 공장도 매입 대상에 처음 포함되었는데요. 접수 기간은 7월 27일부터 9월 9일까지입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이 모든 지식산업센터 공실의 주거시설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토부 보도자료를 보면 “공실률 등 여건을 고려하여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 등을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이는 즉 일반공업지역 내에 위치해 있으며, 공실률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용도변경 허용이 곧 무조건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건축법, 주차장법, 소방법, 오피스텔 건축기준, 지자체 인허가 등을 충족할 때 용도변경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오피스텔 기준에 맞춘 주차장 확대가 용도변경의 가장 큰 병목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정부가 한시적으로 주차장 확보 의무를 완화해 리모델링 사업의 현실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죠.
정부가 설계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이유도 기존 건물이 그대로는 주거시설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이 때 구조를 변경하는 비용이 예측 수요를 상회하게 되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형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집중하는 가운데, 리모델링 시장이 중견·중소 건설사의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향후 용도변경 사업이 본격화된다면 설계·인허가·리모델링 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업계의 대응과 시장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정책 효과는 사업성과 실제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제도가 일회성 규제 완화에 그칠지 새로운 리모델링 시장을 형성할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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