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기

1분기 부실 PF 정리 4,000억, 신규 부실 1.7조... 멈춘 구조조정

 

2년 넘게 부동산 PF 부실 정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험노출액은 216조원에서 170조원 아래까지 줄었고, 연체율도 지난해 3월 4.49%에서 12월 3.88%까지 내려왔죠. 그런데 올해 1분기, 지표가 방향을 바꿨습니다. 연체율은 4분기 만에 반등했고, 부실 사업장 정리 실적은 직전 분기의 5분의 1로 줄었는데요. 반면 부실 우려 여신은 1조 7천억원 늘었죠. 이 격차는 어디로 흘러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본 콘텐츠에서는 PF 부실 정리가 주춤한 이유와 건설사가 지게 될 리스크, 향후 전망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부동산 PF 연체율 4.65%, 종전 고점마저 넘었다
  2. 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느려진 이유
  3. 책임준공이라는 담보, PF 부실은 시공사로 흐른다
  4. 막힌 PF, 3년 뒤 주택공급 절벽 오나

 


 

1. 부동산 PF 연체율 4.65%, 종전 고점마저 넘었다


정부가 ‘부동산 PF 질서 있는 연착륙’ 정책을 실시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는데요. 정부가 부실 사업장을 정리해 나가면서 PF 연체율은 지난해 3월말 4.49%를 고점으로 12월말 3.88%까지 세 분기 연속 내려왔습니다.

 

종전 고점 넘은 '26.3말 연체율


그런데 지난 7월 3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PF 익스포저 점검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전 분기보다 4.5조원 감소한 반면 연체율은 4.65%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PF 익스포저, 즉 위험노출액은 금융회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걸어둔 돈의 총액으로 PF대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 세 가지를 합친 값을 의미합니다. 위험노출액 감소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끝났거나, 부실 사업장을 정리·재구조화한 결과입니다. 새로 나간 돈보다 이렇게 빠져나간 돈이 더 많았던 것이죠. 반면 연체율의 기준이 되는 PF대출 잔액은 0.4%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요. 이번 연체율 상승은 분모가 줄어든 착시가 아니라, 연체된 금액 자체가 늘어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금융당국도 상승 원인을 “전체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연체액이 늘어난 영향”으로 설명했죠. 이에 더해 정부의 PF 사업장 정리 실적도 급감했는데요. 

 

기준 시점

분기별 실적

누적

2024년 10월 말-4.5조
2025년 3월 말-9.1조
2025년 6월 말3.6조12.7조
2025년 9월 말3.8조16.5조
2025년 12월 말2.0조18.5조
2026년 3월 말0.4조18.9조
분기별 부실 PF 사업장 정리 실적


‘정리’는 빌려준 돈을 못 받을 돈이라고 인정하고 땅을 경매로 파는 등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재구조화’는 돈을 더 넣거나 조건을 바꾸어 공사를 재개하는 것을 의미해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3조원대를 정리∙재구조화 했지만, 4분기에 2조원, 올해 1분기 4천억원으로 대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렇다면 지난해 4분기부터 정리 속도가 느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2. 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느려진 이유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과 부실 여신 증가의 원인으로 계절적 요인건설 원가∙시중금리 상승을 들었습니다. 금융회사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관행, 1분기가 건설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근거 있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도 유의·부실우려 여신이 2024년 말 19.2조원에서 2025년 3월 말 21.9조원으로 늘었고, 연체율도 3.42%에서 4.49%로 뛰었죠. 증가폭만 보면 오히려 지난해가 더 컸습니다. 당국은 위험노출액 총량이 2024년 6월 216.5조원에서 169.8조원까지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부동산 PF 연착륙은 차질없이 추진 중”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럼에도 올해 1분기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규모'입니다. 4.65%는 연착륙 대책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연체율로, 지난해 고점 4.49%마저 넘어섰습니다. 유의·부실우려 재고 역시 16.4조원으로 늘었고, 전체 익스포저 대비 비중도 8.4%에서 9.6%로 올랐죠. 시장 규모가 47조원 가까이 축소된 뒤에도 연체율이 종전 고점을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정리·재구조화 실적이 왜 직전 분기의 5분의 1로 줄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처리해야 할 사업장이 팔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PF 정보공개 플랫폼의 매각 추진 사업장은 3월 말 235곳, 4월 말 250곳, 5월 말 259곳으로 계속 늘어났는데요. 이 가운데 착공 전 사업장이 198곳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습니다. 착공 전이라는 것은 땅만 확보된 상태라는 뜻이라, 매수자가 인허가부터 다시 받아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반쯤 지어진 현장보다 팔기 어려운 물건이죠.

 

다만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플랫폼 등록 사업장 수가 늘어난 것을 부실 확대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매각을 그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등록 건수만으로는 두 해석이 모두 가능합니다. 문제는 늘어난 매물의 대부분이 가장 팔기 어려운 단계에 몰려 있다는 점이죠.

 

또한 재구조화는 누군가 돈을 넣는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은행은 PF 대출에 위험가중치 150%가 붙어 수익성이 낮고, 증권사와 캐피탈은 건전성 규제로 고위험 자금 공급이 위축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상승, 지방 사업장 부진이 겹치며 돈을 넣어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낮아졌죠.

 

위험가중치: 금융회사는 위험한 곳에 돈을 빌려줄수록 자기 돈을 더 준비해 둬야 하는데, 그 위험도를 숫자로 매긴 것. PF 대출은 일반 기업대출보다 높게 매겨져 있어 같은 돈을 빌려줘도 수익성이 떨어짐.

 


 

3. 책임준공이라는 담보, PF 부실은 시공사로 흐른다

 

돈은 시행사가 빌리고 위험은 시공사가 감수하는 구조


PF에서 돈을 빌리는 주체는 사업을 기획하는 시행사입니다. 그런데 시행사는 자기 자본이 5%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붙잡을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공사를 맡은 건설사에게 별도의 약속을 받습니다. 책임준공은 정해진 날짜까지 건물을 완성하겠다는 약속이고, 채무인수는 그러지 못할 경우 시행사의 빚을 대신 떠안겠다는 뜻이에요. 김준상 수협은행 심사부 수석팀장이 "사실상 국내 PF 대출은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한 금융이 아니라 시공사 책임준공 담보 대출인데, 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때가 왔다"고 언급한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인 것이죠. 


그런데 사업장이 부실 판정을 받아 멈춰 있어도 책임준공까지의 기한은 계속해서 흐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처리가 지연되며 기한이 지나면 채무인수 의무가 발동하게 되죠. 또한 사업이 멈추면 이미 들어간 인건비, 자재비가 고스란히 미수금으로 남는데요. 재구조화마저 어려운 사업장은 공사 재개의 희망조차 없습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듯 금융회사가 PF를 회피하는 경향이 더해지며 지방 민간 나대지 사업 자금줄은 이미 끊긴 상황이에요. 
다만 공개매각이 추진 중인 사업장의 76%가 착공 전으로 책임준공 부담이 본격화되지 않은 단계라, 부실 재고가 당장 건설사 손실로 넘어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당국은 2024년 10월 시점에 "참여 시행사는 주로 매출 규모가 적은 영세업체가 많은 편으로 건설사·시행사 등에 미치는 추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올 상반기 폐업한 건설사는 2,092곳으로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 중 원청 역할을 하는 종합건설사가 378곳으로 2022년 150곳 대비 152% 늘었습니다. 원청이 무너지면 그 아래에서 공사를 맡던 전문건설업체는 대금을 받을 곳을 잃습니다. 시공사의 리스크가 하도급으로 내려가며 건설 생태계 전반을 흔드는 구조인 것이죠. 결국 기존 현장은 재구조화가 되지 않아 멈춰 있고, 신규 현장은 자금이 없어 시작되지 않는 사면초가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4. 막힌 PF, 3년 뒤 주택공급 절벽 오나


땅을 확보하고 인허가를 받아 건물을 준공하기까지, 아파트 기준 약 3년이 소요됩니다. 현재 얼어붙은 주택 시장은 3년 뒤 주택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죠. 이형록 DL건설 주택사업본부 주택사업팀장은 "지금 PF의 물꼬를 터야 3년 뒤 주택공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완화 조치 9건 중 6건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자금 공급, 재구조화∙정리 관련 임직원 면책 등의 조항이 그 대상입니다. 여기서 임직원 면책이란 금융회사 담당자가 절차대로 일을 진행했을 경우 사업장을 헐값에 팔아 손실이 나더라도 이후 감사에서 문책할 수 없게 보호하는 장치로 작용해요. 또한 국토부 산하 HUG는 2025년 9월부터 시행된 중소건설사 PF 특별보증 공급 목표 2조원 중 6월말까지 17개 사업장에서 1조9,920억원을 승인해 6,984가구 공급을 지원했습니다.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곧 지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성진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담당 상무는 사업 초기 에쿼티 공백을 지적했는데요. 에쿼티는 사업이 시작할 때 들어가는 자기 돈으로, 사업의 흥망에 영향을 크게 받는 자금이죠. 문제는 PF 사업정상화 지원펀드, 약 8천억원 규모의 마중물 개발앵커리츠가 대출∙선순위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규 착공 지원을 위해서는 에쿼티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후 선순위 대출이 가능한데 이러한 구조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제도 또한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시행사가 자기자본 5%로 사업을 시작해 무리한 사업도 우선 벌이게 되고, 금융회사는 건설사 각서를 담보로 잡아 돈을 대출해주는 현재의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2027년부터 자기자본 비율을 20%로 끌어올리도록 유도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시행사는 리스크가 커져 사업성에 조금 더 힘쓰게 되고, 금융회사가 건설사 각서에 의존하는 무게가 가벼워져 책임준공 부담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임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20%를 현금으로 마련할 수 있는 시행사는 소수에 불과하죠. 결국 자본이 있는 대형 시행사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고, 전체 착공 물량이 줄어들어 3년 뒤 공급은 더욱 부족해질 것입니다. 

 

즉 현재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 기조를 연장하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신규 사업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자기자본비율을 20%로 상향 조정해 부실 사업의 사전 차단을 꾀하는 이중적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요. 두 정책 모두 산업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러한 정책적 긴장 관계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1분기 4천억원 규모의 실적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며, 2분기 회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2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던 부실 재고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미분양 사업장이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죠. 이 기간 동안 멈춰선 현장의 부담은 책임준공 각서를 체결한 시공사와 대금 지급을 기다리는 협력업체가 분담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정부는 이중적 정책 기조를 취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책적 과도기 속에서 현장은 사실상 버티기 국면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면 발주처의 자금 조달 구조와 책임준공 조건을, 하도급 위치에 있다면 원청의 재무 상태를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글은 산군 콘텐츠 팀에서 제작했습니다.

 

* 모든 산군 콘텐츠는 관련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무단전재, 재배포할 경우 법적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협력사 부실 신호, 산군 데이터로 먼저 봅니다

데이터로 검증된 현장 살펴보기

바로가기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공유하기

추천 콘텐츠

이런 질문도 있어요!